조상의 ‘넋’… 보리
조상의 ‘넋’… 보리 “정 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 이 땅에도 봄이 온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어릴 때 불렀던 봄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얼마나 시리고 아팠던 겨울이었던가. 입춘 가고 우수를 참고 견뎠으니 개구리 다리 내미는 경칩 오고, 삼월 삼짇날 제비는 제가 태어났던 본가(本家)를 찾아들 것이다. 아, 봄이다!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몰라본다”고 했던가. 따사로운 봄볕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까맣게 얼굴이 그을린다. “봄물에 방개 기어나오듯 한다”고 뭇벌레들이 잠을 깨고 스멀스멀 기어나오겠지. 입춘에는 ‘보리뿌리 점(占)’을 본다. 보리뿌리를 뽑아 가닥이 2개면 흉년이 들고 3개면 풍년이 들 징조라는 것이다. 겨울을 잘 넘겨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