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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限風光在險峰

모든 일에 대한 槪念을 정확히 알고 살면 좋다. 개념은 세상만사 기본이고 핵심이며 생각과 사고와 사유 기준이다. 개념은 추상성과 상징성, 다의성과 위계성, 객관성과 일반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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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대한 경계

홍석주洪奭周: 1774(영조 50)~1842(헌종 8)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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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tkc.or.kr

 

나는 평소 크게 조심하는 것이 있네.

병에 걸릴까 걱정해서 예방하고,

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보양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 경우 약은

유부(兪跗)와 편작(扁鵲)을 만나지 않고서는

결코 먹지 않을 걸세.

 

余嘗有大戒焉, 憂病而豫防, 不病而調補, 斯二藥者, 不遇兪扁, 余終不敢服也.

여상유대계언, 우병이예방, 불병이조보, 사이약자, 불우유편, 여종불감복야.

홍석주(洪奭周, 17741842), 연천집(淵泉集)24, 약계(藥戒)

 

연천(淵泉) 홍석주(洪奭周)는 이조판서, 좌의정 등을 지낸 고위 관료이자 대표적인 문장가 중 한 사람이다. 독특하고 뛰어난 글을 남긴 홍길주(洪吉周)와 정조의 딸 숙선옹주(淑善翁主)에게 장가를 든 홍현주(洪顯周)가 홍석주의 아우이다.

 

위의 문장은 「약계(藥戒)」 중에 보이는데, 제목 그대로 약에 대한 경계의 글이다. 어떤 객(客)이 더위를 먹고 병에 걸려 의원에게 진료를 받고 보혈(補血)을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의원을 세 번이나 바꿨지만 병은 오히려 심각(深刻)해졌다. 그래서 자기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의원과 약을 모두 끊었더니 한 달이 지나 나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는 의원(醫員)도 찾아가지 않고 약도 먹지 않겠노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글쓴이는 약이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의원을 만나는 것에 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어떤 일을 미리 대비(對備)하는 것이, 나중에 일이 크게 벌어지고 나서 수습(收拾)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병에 걸리기 전에 보약 같은 것을 먹어서 몸을 보호(保護)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러나 글쓴이는 그것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몸 상태(狀態)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약을 쓰는 것은 오히려 건강(健康)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문제는 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약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의원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평생을 관료(官僚)로 살았던 글쓴이가 실제로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국가 운영에 관한 것으로, 국가를 몸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의 의도(意圖)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현대인에게는 경계를 삼기에 충분하다. 현재 대중매체(大衆媒體)를 통하여 건강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들은 때로는 건강에 관한 것인지 약을 광고(廣告)하는 것인지 모호한 것도 많다. 며칠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수 있는데 조그마한 통증도 참지 못하고 약을 먹어야만 안정(安定)을 찾는 것이 현대인이기도 하다.

 

어떤 의사가 쓴 책을 보니, 오랫동안 아픈데 제대로 약을 먹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만큼, 불필요한 약을 먹어서 생기는 문제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복용(服用)하는 약을 줄여서 건강을 되찾게 되는 사례 또한 많다. 이는 더위를 먹어 병에 걸렸던 객(客)과 똑같은 상황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글쓴이의 조언(助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음을 맑게 가지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어쩔 수 없이 약을 먹게 된다면 조심하여 용렬(庸劣)한 의원을 피해야 한다.” 아프면 당연히 약을 먹어야 하지만, 아프지 않으면서 먹는 약은 독(毒)에 불과하니 결국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글쓴이 신로사 : 한문고전번역가, 성균관대학교 한문학 박사

약에 대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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