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 칼럼니스트로 15년을 살면서 이만 사천오백여 명의 지인들에게 해줬던 조언을 정리했다.
39mm 지름의 태그호이어 까레라 데이트 역시 합리적인 선택지다.요즘 기준으로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드웨인 존슨의 몸이 아닌 보통의 한국 남성에게 지름 40mm 이상의 케이스는 확실히 오버 사이즈로 보이며, 36mm보다 작은 사이즈는 앤티크하게 보인다. 어떤 시계를 구입하는 게 좋을지 고민된다면 2023년 10월 5일 <GQ> 코리아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합리적인 가격의 스틸 드레스 워치 5> 기사를 참고해라.
데일리 워치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시티즌의 AW1690-51E. 30만원대 초반.엔트리 가격대에서 추천하는 브랜드는 시티즌과 세이코다. 이 두 브랜드의 가장 저렴한 남성용 시계 가격이 20~30만 원대다. 두 브랜드가 1969년에 쿼츠 시계를 양산한 이후 10년쯤 지나서 스위스 시계 브랜드 대부분이 도산하거나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다. 저렴하고 완성도 높은 시티즌과 세이코 시계는 스위스 시계가 백 년 이상 쌓아 올린 아성을 10여 년 만에 무너뜨렸다. 그만큼 파괴력 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고급 시계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이 선택해도 좋은 가장 비싼 시계는 롤렉스 오이스터컬렉션과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컬렉션일 것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대다수 주요 모델 가격이 1,5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 정도 가격대로도 충분하다.
선명한 핏빛 다이얼을 지닌 그랜드 세이코의 SBGH269G‘오롤까’ 3대 브랜드가 아니어도 좋다. 검은색 다이얼이 아니어도 좋다. 인덱스에 다이아몬드 장식이 있어도 좋다. 그냥 네가 사고 싶은 걸 사라. 자신의 취향이 이끄는 대로 구입한 것은 멋지다. 오히려 본인 성에 차지 않는데도 남들 따라 사는 게 멋없다. 빨간색 다이얼의 그랜드 세이코가 당신의 첫 시계이더라도 왜 이 시계에 마음을 빼앗겼는지 5분 넘게 떠들 수 있다면 ‘취향이 있는 남자’다. 다만 정통파 워치메이커의 것이 아니라면 3년 안에 무조건 후회할 거다. 그건 내가 장담한다.
롤렉스의 아이코닉한 쥬빌리 브레이슬릿이 결합된 데이트저스트.스틸 브레이슬릿과 레더 스트랩 모두 나중에 브랜드에서 따로 구입이 가능한데 스틸 브레이슬릿이 훨씬 비싸다. 구입이 망설여질 정도로 비싸다. 게다가 가죽 스트랩은 꼭 해당 브랜드의 정식 제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멋지지만, 정품이 아닌 사제 스틸 브레이슬릿을 결합하면 시계가 순식간에 볼품없어진다. 가죽 스트랩 모델로 구입하고 싶더라도 일단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구입한 뒤, 교체해 차고 다녀라. 시계는 오래 소장하는 물건이라 취향이 변한다.
주중엔 주식 시장에서 바쁘게 일하고, 주말엔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을 위한 컴플리케이션 워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사실 200m 이상 방수 기능을 갖춘 쿼츠 시계를 구입한다면 내구성 측면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라면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아진다. 땀이 스며 시계 내부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시계의 방수 기능도 최소 100m 는 되어야 한다. 수영을 해도 되는 건 200m 이상이다. 이것저것 신경 쓰기 귀찮지만, 기계식 시계를 고집하고 싶다면 아예 독일의 진(Sinn) 같은 브랜드의 것을 사라. 하드코어한 내구성으로 유명한 진의 시계는 유저들 사이에서 ‘사람이 죽는 환경에서도 시계는 고장나지 않는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컴플리케이션 기능이 있는 기계식 시계는 내구성이 약한 편이지만, 진의 시계라면 그것 역시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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