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김칫국 마셔도 좋다.
책 <몸짓의 심리학>은 인간이 관심 있는 상대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미러링 효과에 관해 이야기한다. 호감을 느낀 상대라면 먼저 당신을 자주 쳐다본다. 이때 상대의 뇌는 당신의 행동을 자기 것으로 착각해 비슷하게 움직이게 된다. 사소한 버릇이나 말투를 자꾸 따라 한다면 충분한 호감 신호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포유류의 공통 습성으로 동맥과 정맥이 있는 목, 손목 등 연약한 부위를 노출하는 것을 호감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내가 스치듯 내뱉었던 얘기까지 상대가 기억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양재웅 원장은 여자가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호감 신호로 ‘경청’을 꼽았다. 남자는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여자는 반대로 귀를 기울이고 공감한다. 인간의 뇌는 관심 있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겨 기억한다. 여자가 당신에게 호감이 있다면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기억한다. 혹시 그저 남에게 관심이 많고 기억력이 좋은 여자라면? 더욱 확실한 방법으로는 기억을 기반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추운 날 캠핑하는 거 좋아한다고 했지? 다음 주에 캠핑 갈래?” 내가 했던 얘기로 다음 만남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둘이 만나는 일은 호감의 표현이지만, 이성적인 신호로 볼 수는 없다. 식사 약속 후 다음 일정을 위해 후다닥 자리를 비운다면 호감의 신호로 착각해선 안 된다. 그냥 밥만 같이 먹은 거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본 다음에 산책을 하고 저녁에 술까지 마시러 간다면? 당신은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카톡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다거나, 만날 때마다 작은 선물을 주는 것으로도 여자가 당신에게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꼽의 법칙’이란 게 있다. 1930년대 W.T 제임스 박사가 다양한 포즈를 보고 의미를 구분하는 실험으로 알아낸 사실로, 배꼽이 향하는 방향이 곧 관심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호감이 있는 상대 쪽으로 몸을 향하고 있으며 주변을 맴돌고 가까워질 방법을 찾는다. 당신의 주변에 머무르기 위해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함께 하려 하거나,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묻는다면 이는 명백한 신호다.
당신이 이성으로서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돌려 얘기하는 것이다. 더불어 연애 중인지 떠보는 말이기도 하다. 과거의 연애 얘기는 교생 선생님과도 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지만, 현재의 연애 상태를 궁금해 한다면 이는 호감 신호라고 봐도 좋다. 당신에게 호감이 없다면 남에게 인기가 많든 말든 알 바가 아닐 거니까. “너 여사친 많지?” 또는 “여자친구한테 되게 잘해줄 것 같아.” 라고 바꾸어 말하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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