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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限風光在險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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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언택트’ 아닌 ‘디지택트’ 모범국가 외곽방어와 방역기술 활용


디지털에서 콘택트! ‘디지털 대면’ 기술이 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수그러들 기미(機微)가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感染者) 수가 700만 명에 육박(肉薄)한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방역 모범국가(模範國家)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특정 종교단체(宗敎團體)로 인해 코로나19 위협을 겪었다. 3월에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900명 넘게 치솟았는데 6월 중순 현재 수십 명대로 줄었다. 코로나19는 산업뿐 아니라 일상에도 타격(打擊)을 줬다. 다수의 직장이 재택근무(在宅勤務)로 전환했고 학교는 등교가 미뤄졌으며 대학교는 온라인 강의(講義)로 대체했다.

코로나19는 한국 ICT산업에 위기이자 기회
3월만 해도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국가’였다. 한국에서만 확진자가 급증(急增)하는 양상을 보인 적도 있다. 한 무역업체(貿易業體)는 아마존을 통해 미국에 식료품을 수출한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擴散)되던 3월에는 아마존을 통한 물품 판매(物品販賣)가 불가능했다. 해당 품목에서 줄곧 아마존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수요가 계속 늘어나 공장을 확장하는 중이었다. 아마존의 판매금지(販賣禁止) 조치는 이 무역업체를 부도 위기(不渡危機)로 몰고 갔다. 다행히 현재는 잘 운영(運營)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는 향후 기회(機會)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방역 모범국가로 주목(注目)받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防疫)과 관련해 외신에서는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특히 ICT가 중요한 역할(役割)을 했다는 점을 집중적(集中的)으로 보도한다. 이는 국내 ICT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展望)이다. 

5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에서 코로나19 방역에 각종 ICT가 사용됐다는 점을 보도(報道)했다. BBC는 한국이 알림문자 서비스, 와이파이, 카드결제, CCTV 영상 등을 이용해 확진자 경로를 파악(把握)한 것을 소개했다. 

기획재정부(企劃財政部)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요청으로 코로나19 대응방안(對應方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도 ICT 활용이 소개(紹介)돼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으로 원격회의(遠隔會議)와 원격교육을 활용했다고 기술(記述)했다. 또 역학조사를 위해 ICT를 이용했고 확산 억제(擴散抑制)를 위해 공공데이터를 개방했다고 기술했다. 

이렇듯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의 ICT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업들도 해외에서 관심(關心)을 받고 있다. 일례(一例)로 KT는 5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감염병 확산(感染病擴散) 경로 예측 기술’을 개발(開發)하기로 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연구(硏究)에 드는 비용의 50%를 펀드 형식으로 지원(支援)한다.

미·중 무역 갈등 악화 위험은 악재
위기와 기회는 서로 이질적(異質的)인 단어이자 어쩌면 반대말에 가깝지만 동전의 양면(兩面)과 같이 항상 함께 찾아온다. 코로나19는 ICT 산업에 불확실성(確實性)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미·중 무역 갈등(貿易葛藤)이 코로나19로 더욱 악화(惡化)할 위험에 처한 게 특히 문제다. 미국은 중국을 코로나19 창궐의 원인 국가로 지목(指目)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합의를 파기(破棄)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압박(壓迫)하고자 9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등 5개 국가를 추가로 초청(追加)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악화하면 ICT 산업도 선택의 기로(岐路)에 내몰린다. 수출 시장인 두 국가의 눈치를 봐야 해서다. 미국은 군사동맹(軍事同盟)이라는 이해관계에도 놓여 있기에 수출 의존도(輸出依存度)만을 놓고 단순 비교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가 3월처럼 확산돼서는 안 된다. 특히 사업장 폐쇄(事業場閉鎖)가 일어나면 치명적이다. 5월 티맥스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사업장을 임시로 폐쇄했다. LG유플러스도 확진 직원이 나오면서 사업장 일부의 문을 닫았다.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 담론(時代談論)이 한창이다. 언택트는 부정어(否定語)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택트(tact)’를 결합한 신조어다. 접촉, 연락 등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반대 의미로 사용(使用)된다. 

개인적 견해(個人的見解)로는 ’언택트’라는 용어는 현 상황에 적합(適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격교육, 원격회의, 원격의료(遠隔醫療)는 직접 대면하지 않을 뿐 원격으로는 대면한다. 새로운 문화현상에 비대면(非對面)이라는 부정어(否定語)를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대신 ‘디지택트’라는 낱말을 사용하면 어떨까. 디지택트는 가상세계(假想世界)를 의미하는 디지털(digital)과 연락, 접촉(接觸)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를 합친 신조어다. 쉽게 말해 ‘디지털 대면’이라는 뜻이다.

디지택트, ICT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코로나19로 인해 클라우드와 VDI 기술(技術)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디지택트 시대에는 어떤 기술이 주목받을까. 원격근무(遠隔勤務), 원격의료, 원격교육 등 원격협업(遠隔協業)을 지원하는 ICT가 우선 손에 꼽힌다. 5세대 무선통신(5G), 인증기술(認證技術), 클라우드, 가상컴퓨터(VDI)를 예로 들 수 있다. VDI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 안에서 작동(作動)하는 또 하나의 컴퓨터를 가리킨다. 

원격협업은 동영상 송수신(送受信)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네트워크 송수신을 지원할 기술이 필요한데, 5G가 바로 그것이다. 5G는 빠른 속도로 무선 상황에서 원격협업을 지원해 디지택트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원 인증기술(身元認證技術)은 디지택트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인증 기술은 두 갈래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본인 인증과 물리적 환경에서의 본인 인증이 그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상대방을 식별(識別)할까. 사용자는 인증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할 권한(權限)이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곤 계정 및 닉네임을 통해 상대방(相對方)이 자신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 물리적 환경에서는 카드, 비밀번호 등으로 인증을 받는다. 

지문 인식은 일종의 직접 접촉(直接接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안면인식, 홍채 인식 등 디지택트 방식이 더 주목받는다. ICT 기업들은 직접 접촉이 없는 인증 수단 개발(開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CNS는 마스크를 써도 안면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 에스원은 0.3초 만에 안면 인식을 마무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코로나19 시대에 걸맞게 50㎝ 거리에서도 홍채 인식(虹彩認識)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재택근무 ‘도우미’ VDI
클라우드와 VDI는 재택근무의 ‘도우미’다. 클라우드와 VDI는 근무 장소가 어디든 업무 자료(業務資料)를 내려 받을 수 있다. 데이터 유실 위험(流失危險)도 없다. 데이터가 클라우드와 VDI에만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근무자는 노트북을 회사 밖으로 반출(搬出)하지 않고도 어느 환경에서든 자유롭게 업무 자료에 접근(接近)할 수 있다. 

4월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재택근무 지원 시스템인 VDI솔루션을 공개했다. 한국의 틸론은 VDI 기반 기술(基盤技術)인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을 선보였다. DaaS는 원격으로 컴퓨터 작업 환경(作業環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코로나 뉴노멀 시대의 기술로 로봇도 주목받는다. 유버는 로봇을 이용해 자외선(紫外線)으로 살균(殺菌)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안내 서비스에도 로봇이 활용된다. LG전자는 안내 로봇 ‘클로이’를 내놓았다. 병원에 클로이를 배치하면 대면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感染可能性)이 줄어든다. SKT도 5월 방역로봇을 출시(出市)한 바 있다. 

한국임상의학연구소(韓國臨床醫學硏究所)는 코로나19 검사 내역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록체인으로 검사 결과를 공유(共有)하면 공항의 입출국 심사를 간소화(簡素化)할 수 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KT도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經路豫測)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의료 특화 블록체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韓, 코로나19 외곽 방어 실패 中, ICT 활용 방역 기술 최고
사이버 공격과 감염병 확산(感染病擴散)은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의대를 졸업한 안철수 씨가 사이버 보안 회사(保安會社)를 설립한 데도 이 같은 상관관계가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 한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외곽 보호(外廓保護), 내부 보호에 모두 실패했다. 감염병 예방(感染病豫防)과 치료에 ICT 기술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逆說的)으로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이 기술에서 가장 앞서가는 형국이다.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直擊彈)을 맞았다. 2월 초만 해도 이렇듯 확진자(確診者)가 늘어날 것이라고는 내다보기 어려웠다. 인간의 존엄(人間尊嚴)한 생명 문제뿐 아니라 국가 전반에 걸쳐 피해(被害)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의 업무 생산성이 감소(減少)하고 있다. 다수 기업이 공정을 임시 중단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轉換)했다.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외부 기관과의 업무 약속(業務約束)도 모두 취소한 상태다. 여러 해외 출장 건도 무한정(無限定) 연기됐다. 

외식 산업을 포함한 자영업자(自營業者)들의 고통도 크다. 교육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필자가 속한 서울 소재 S대학원은 개강을 2주 연기(延期)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2주간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도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CT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취소됐다. MWC는 미국 국제전자박람회(CES)와 쌍벽을 이루는 ICT 행사다.

감염병 확산, 사이버 공격 메커니즘 유사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목받은 유명인(有名人)이 있다. 빌 게이츠(Bill Gates)다. 게이츠는 핵전쟁(核戰爭)보다 전염병이 가져오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2015년 예측했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인류를 위협(威脅)할 가공할 위력을 가진 감염병의 서막인지도 모른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데 ICT 기술을 활용(活用)할 수 있다. 사이버 보안 기술로 감염병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가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손자병법(孫子兵法)’을 경영전략에 응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쟁과 경영전략은 유사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일부 기업인(企業人)들은 손자병법의 철학을 기업 경영에 활용한다. 

전염병 확산과 사이버 공격(攻擊)은 유사한 부분이 많다. 해커는 사이버 공격으로 이득을 얻고자 두 가지 방법을 취한다. 하나는 다수를 감염시켜 다수에게서 이득(利得)을 얻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다수를 감염시키면서 특정 공격 대상에 도달(到達)할 확률을 높여 크게 이득을 얻는 것이다. 해커가 이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할 수도 있으나 공격 수행 방법(遂行方法)이 다르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選擇)하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 방법에는 공통점(共通點)이 있다. 일단 악성코드를 확산해 다수를 감염시키는 것이다. 악성코드의 유형으로는 웜, 트로이목마, 바이러스 등이 있는데 이것들의 목적(目的)은 같다. 전파(傳播)가 그것이다. 악성코드를 막는 프로그램이 백신(AV·Anti-Virus)이다. 백신은 의학에서 먼저 사용된 용어다. 쉽게 말해 감염병 확산과 사이버 공격의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의대를 졸업한 안철수 씨가 사이버 보안 회사를 설립한 데도 이 같은 상관관계(相關關係)가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

외곽·내부 보호 모두 실패 대한민국
사이버 보안 프로세스를 활용해 전염병 확산 대응에 관한 혜안(慧眼)을 얻을 수도 있다. 사이버 보안은 ‘예방’ ‘탐지’ ‘사후 관리’ 3단계 프로세스를 거친다. 사이버 보안에서 예방은 사이버 공격 징후(徵候)를 관찰하고 대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발신인(特定發信人)이 보내는 파일이 악성코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認知)하면 이 발신인에 관한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해커 전용 사이트에서 특정 공격 움직임이 포착(捕捉)됐을 때도 예방 전략(豫防戰略)을 세울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예방을 사이버 보안 전문 용어(專門用語)로는 ‘위협 사냥(Threat Hunting)’이라고 한다. 예방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해커의 움직임을 미리 포착해 탐지(探知)를 더 잘할 수 있다. 예방을 전염병 확산에 적용하면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 사람들의 입국(入國)을 막는 게 ‘위협 사냥’이다. 단순히 열을 체크해 입국 여부를 결정(決定)하는 게 아니라 특정 국가 방문 기록을 검토(檢討)해 입국을 허락하는 방식이다. 

사이버 보안에서 ‘탐지’는 공격 사실을 알아내는 것, 전염병에서 ‘탐지’는 감염자를 식별(識別)하는 것이다. 탐지는 ‘외곽 보호’와 ‘내부 보호(內部保護)’로 나뉜다. 외곽 보호는 외부로부터 유입(流入)되는 통신에서 사이버 공격 여부를 포착해 막는 것을 말한다. 기존 보안 시스템은 외곽 보호 중심인 경우가 많아 겉은 딱딱하고 속은 물렁한 ‘멜론’ 같다는 비판(批判)을 들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부 보호를 강조(强調)한다. 외곽에서 탐지하지 못한 악성코드가 잠입(潛入)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감염병 확산 방지에 비유(比喩)하면 해외에서 오는 감염 의심 환자(疑心患者)를 식별하고 막는 게 외곽 보호다. 외곽 보호에 실패했을 때 국내에서 감염자를 식별해 내는 게 내부보호다.

블루닷, WHO보다 이르게 코로나19 확산 예측
보안에서 ‘사후관리(事後管理)’는 사이버 공격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처법(對處法)을 가리킨다. 피해 규모를 내부에 계속 알리고 악성코드를 제거해야 한다. 공격 경로 및 확산 범위(擴散範圍)를 파악해 추가 피해를 막는 것도 사후관리에 포함된다. 전염병 대응도 비슷하다. 피해 현황(被害現況)을 공유하고 감염자의 동선을 파악해 추가 감염(追加感染)을 막아야 한다. 

정부가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금지(禁止)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이들과 국내에서 감염자를 늘린 기독교계 소종파(小宗派) 신천지를 탓하는 이들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필자가 사이버 보안 관점(保安觀點)에서 보기에는 양쪽 다 잘못했다. 

예를 들어보자. 기업의 보안담당 최고 책임자(責任者)가 전문기관으로부터 특정 사이트발(發) 악성코드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차단(遮斷)할 것을 권고 받았다. 최고 책임자는 직원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인 터라 추이를 더 살펴봐야 한다면서 차단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악성코드가 들어왔다. 최고 책임자는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이들에게 백업을 요구(要求)했다. 그런데 몇몇 직원이 백업을 하지 않고 메일을 송신(送信)했다. 결국 이 기업의 전산 시스템은 마비(痲痹)됐다. 최고 책임자와 몇몇 직원 중 누가 더 책임(責任)이 클까. 독자 여러분이 각자 생각해 보시라. 

감염병 예방과 방역에 ICT 기술이 어떻게 활용(活用)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ICT 기술을 활용하면 감염병에 대한 예측력을 획기적(劃期的)으로 높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예측했다. 65개의 언어로 발행(發行)되는 10만 건의 뉴스, 소셜미디어, 동식물 전염병 현황 모니터링, 항공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分析)했기에 빠른 예측이 가능했다. 

블루닷이 이 같은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것은 아니다. 2010년 구글은 검색어 기반으로 지역별 독감 발생(毒感發生) 현황을 예측하는 플루트렌드(FluTrend)를 내놓았으나 아쉽게도 정확도(正確度)가 높지 않아 2015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싱가포르는 국가위험관리시스템(RASH)을 구축(構築)했는데, 해당 시스템은 국가 위험 요소(危險要素)를 예측해 알려준다. RASH는 싱가포르의 전염병 현황을 분석해 확산 현황(現況)을 예측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감염병 방역에 ICT 기술 활용 방안 수립해야
감염자 탐지 업무에도 ICT가 활용된다. 중국 정부는 로봇을 활용해 체온(體溫)을 측정하고 있다. 중국 가오신싱그룹은 순찰용(巡察用) 로봇 ‘첸쉰’을 배치해 코로나19 감염 의심 여부를 점검(點檢)하고 있다. 중국이 개발한 로봇 ‘황톈톈’은 고속도로 검문소에서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測定)한다. 드론도 활용된다. 중국 정부는 드론에 온도 센서를 부착해 체온을 측정하는 동시에 마스크 착용 여부(着用與否)를 확인하고 있다.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의 DJI는 공중에서 살균제를 살포(撒布)하는 드론을 개발했다. 

또한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操縱)해 방역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중국 항저우는 로봇 방역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과 효율성(效率性)을 높였다. 한국에서 개발한 살균로봇(UV LED)도 전염병 방역에 활용할 수 있다. UV LED는 화학약품(化學藥品)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자외선(紫外線)을 활용해 살균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병 사후 대응에서도 ICT의 역할은 중요하다. 중국 알리바바는 코로나19 치료약 개발(治療藥開發)을 위해 AI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네이버는 감염자 현황을 주기별(週期別)로 업데이트해 알려준다. 코로나맵을 비롯해 감염자의 동선(動線)을 알려주는 앱도 등장했다. 필자의 지인도 코로나 감염자 동선 파악 앱을 만들어 주변에 배포(配布)했다. 

원격 의료 서비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擴散防止)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이 3월 1일 코로나19 온라인 원격의료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해 24시간 의료 상담(醫療相談)을 받을 수 있다. 원격에서 진찰(診察)하기에 외출로 인한 전파(傳播)나 감염 걱정을 덜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얼굴도 인식(認識)하는 기술을 비롯해 지문 인식 등 비접촉식(非接觸式) 인증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ICT 서비스에도 관심(關心)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은 감염병 확산 시 대인 접촉을 통한 감염 확률(感染確率)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인류를 공격(攻擊)할 더 강력한 바이러스의 서막(序幕)인지도 모른다. 감염병 예방에 ICT 기술을 체계적(體系的)으로 활용할 방안을 수립(樹立)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逆說的)으로 코로나19의 발원지(發源地)인 중국이 이 기술에서 가장 앞서가는 형국(形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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