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글을 쓴다는 행위(行爲)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은 미지(未知)의 사물이 지닌 속성을 밝히는 일이고 의미를 찾는 일입니다. 잘 알려져 있는 대상(對象)일지라도 필자 나름대로 그것이 지닌 의미를 새롭게 해석(解釋)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글감으로 삼고 그것과 관련된 사실, 정보(情報)를 드러내고, 이에 대한 필자의 독특한 생각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펼쳐 이를 다시 추상적인 개념(意味)으로 일반화 시키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 또는 관념(觀念)을 창조하여 이를 독자들에게 인식(認識)케 하는 행위입니다.
‘남산골샌님’을 가지고 필자가 이 글에서 글감과 관련된 사실을 분석해 봅니다.
‘남산골샌님’의 별명, 생김새, 옷차림, 체격, 걸음걸이, 생활태도 등에 대한 서술내용(敍述內容)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 글의 내용이 이러한 객관적(客觀的)이고 사실적인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남산골샌님’과 관련된 사실을 통해 필자 자신의 느낌, 생각, 판단, 견해 등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하여 궁극적(窮極的)으로 ‘남산골샌님’이 지닌 샌님혼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이것이 물질(物質)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깨닫게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내용이 한편의 글로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過程)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합니다.
우선 작자(作者)는 ‘남산골샌님’이라는 글감을 놓고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남산골샌님’을 그대로 글로 쓰기에는 범위(範圍)가 너무 넓고 막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산골샌님’에 대해 이야기하되 어떤 면에 초점(焦點)을 둘 것이냐에 대해 깊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과정은 필자가 글감(題材)을 분석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분석을 한다는 것은 글감에 대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질문(質問)해 본다는 뜻도 됩니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남산골샌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을 것으로 짐작(斟酌)됩니다.
(1) ‘남산골샌님’을 왜 ‘딸깍발이’라고 하는가?
(2) ‘남산골샌님’에게 문제되는 것은 무엇인가?
(3) ‘남산골샌님’의 외모, 특히 얼굴 생김새, 옷차림, 걸음걸이 등은 어떠한가?
(4) ‘남산골샌님’의 생활상, 하루의 일과는 어떠한가? 등.
이러한 질문을 통하여 작자는 주로 ‘딸깍발이’라는 대상(對象)과 관련된 사실(지식, 정보)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은 글감이 지니고 있는 사실(事實)만으로 이루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된 글일지라도 글감에 대한 작자의 견해가 배제(排除)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글은 성격상(性格上)으로 볼 때 필자가 단순히 ‘남산골샌님’의 외모(外貌)나 생활상을 독자에게 알리고 설명(說明)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남산골샌님‘에 대한 외적 사실을 분석해 내는 일에 만족(滿足)하지 않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가지의 견해를 필자 특유의 구체적인 목소리(文體)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딸깍발이’의 모양이 초라하고 궁상이 다닥다닥 달려 있어 꼬락서니라든지 차림차림이 여간 장관(壯觀)이 아니다.
(2) 사실로 졌지만 마음으론 안 졌다는 앙큼한 자존심(自尊心), 꼬장꼬장한 고지식,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는 지조, 이 몇 가지가 그들의 생활신조(生活信條)였다.
(3) 실상 그들은 가명인(假名人)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를 소중화(小中華)로 만든 것은 어줍지 않은 관료들의 죄이요 그들의 허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국난(國難)을 당했을 때 마다 이들의 기백(샌님혼)이 발휘되었다.
(4) 현대인은 너무도 약다. 따라서 우리 현대인(現代人)도 ‘딸깍발이’의 정 신을 좀 배우자.
이러한 내용들은 ‘남산골샌님’과 관련된 단순(單純)한 사실이라기보다 필자의 생각과 판단에 의해서 밝혀진 새로운 의견이요, 새로운 의미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와 같이 어떤 대상을 글감으로 삼았을 때 이를 분석하여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具體的)인 사실로 밝혀내고 또 이를 토대로 얻어진 작자의 독특한 견해(見解)를 다시 일반화된 관념으로 마무리하는 일입니다.
글의 구조
일반적인 의미로 구조(構造)란 사물 그 자체, 즉 전체를 뜻합니다. 전체란 무슨 뜻인가? 그것은 작은 단위의 각 부분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물(事物) 중에는 각 부분들이 아무렇게나 무질서(無秩序)하게 모여 전체를 이루고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각 부분들이 질서(秩序) 있게 체계성과 유기성을 유지하면서 결합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구조란 바로 각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結合)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는 사물에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글은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대로 그것이 입을 통해 표현(表現)된 대로 문자로 옮겨 쓴 것이 아닙니다. 어떤 기본 줄기(主題)를 바탕으로 이와 연관되는 각 부분들이 상호 유기적(有機的)인 관계로 결합된 구조체인 것입니다.
그러면 ‘남산골샌님’에서 각 단락(段落)들은 하나의 전체로서 그 나름으로 제 구실을 하면서 다른 단락들과 어떻게 유기적 관계(關係)를 맺고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단락 (1)은 ‘남산골샌님’에게 ‘딸깍발이’란 별호가 붙게 된 연유(緣由)를 설명한 도입단락입니다. ‘딸깍발이’란 말은 이 글의 제목이자 중심 소재(素材)입니다. 그러나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입니다. 필자는 이 점을 감안하여 이 단락을 도입(導入) 단락으로 설정함으로써 이 글의 이야기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단락 (2)는 전환단락입니다. 필자는 ‘딸깍발이’라는 대상에 대한 관심사(關心事)를 바꾸면서 그의 특징을 단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문제제기(問題提起) 단락입니다.
‘딸깍발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두드러지게 제시(提示)된 단락은 단락(3)입니다. 단락 (2)가 ‘딸깍발이’의 외모와 관련하여 작자의 생각을 주로 제시한 것이라면 단락 (3)은 주로 ‘딸깍발이’의 무능한 생활태도(生活態度)에 대한 작자의 생각을 나타낸 단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락 (3)은 단락 (2)를 보다 구체화(具體化)하면서 필자의 견해를 반복 제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딸깍발이’의 특징에 대한 본격적(本格的)인 이야기는 단락 (4),(5),(6),(7)을 통해서 전개(展開)됩니다.
단락 (4),(5)가 단락 (2)를 기본축(基本軸)으로 하여 ‘딸깍발이’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상세화(詳細化) 하고 있다고 한다면 단락 (3)의 종속 단락들로서 긴밀(緊密)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락 (4)가 ‘딸깍발이’의 초라하고 궁상스러운 얼굴 모습을, 단락 (5)는 딸깍발이의 옷차림과 거동하는 모습을 주로 묘사(描寫)의 방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에 비해 단락 (6),(7)은 ‘딸깍발이’의 무능하고 고지식하며 비현실적인 삶의 태도를 설명의 방식(方式)을 통해 상세히 전달(傳達)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락 (4), (5)는 내용 전개 면에서 단락 (2)에 담긴 소주제의 관념성, 추상성, 평면성(平面性)을 보다 생생하게 육화(肉化)된 모습으로 형상화해 주는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단락 (6),(7)은 설명적이긴 하지만 단락 (3)의 추상적(抽象的) 내용을 보다 구체적(具體的)인 사실로 떠올리게 하여 단락 (2)의 내용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살펴본 단락(段落)들의 내용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
단락 (4)에는 ‘딸깍발이’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못지않게 그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굳은 의지력(意志力)을 보이는 모습이 대비되어 있고 단락 (5)에는 ‘딸깍발이’의 외관은 비록 초라하나 그 옷차림이 격식(格式)과 예에 벗어나지 않으며 체격은 약골이지만 거동(擧動)하는 모습은 당당하다는 내용이 대비(對比))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딸깍발이’에게 부정적(否定的)이면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대조해가면서 내용을 전개하고 있는 기법은 단락 (6)과 단락 (7)에도 그대로 반복(反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언뜻 생각하면 ‘남산골샌님’의 회화적인 모습만이 강하게 떠오르게 되는 것 같지만 실은 그의 꼬장꼬장한 정신력과 지조, 자존심, 청렴결백(淸廉潔白)의 선비 정신 등을 말하고자 하는 뜻이 배면에 서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두드러지게 직설적(直說的)으로 말해 주고 있는 단락이 단락(8)과 단락(9)입니다.
단락 (8),(9)에는 ‘딸깍발이’의 긍정적인 면만이 설명(說明)되어 있습니다. 설명의 정도를 넘어서 필자의 주장(主張)과 견해가 직설적으로 노출(露出)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진 단락에서와는 다르게 필자의 단호(斷乎)한 어조와 짧은 호흡의 문체로 ‘딸깍발이’의 샌님혼이 강조(强調)되고 있습니다.
단락 (10)은 이러한 필자의 생각을 단적(端的)으로 담고 있는 단락입니다. 그리고 단락 (11)은 구체적인 덕목을 요목식(要目式)으로 제시함으로써 작자의 주장(主張)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글이 거시적인 관점(觀點)으로 볼 때 크게 두 부분으로 이원화(二元化)된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단락(1)-(6)까지의 전반부와 단락 (7) - (11)까지의 후반부가 서로 대응관계(對應關係)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응관계는 내용면에서 만이 아니라 서술방식, 어조, 문체, 대상에 대한 작자의 거리유지 정도 등을 기준(基準)으로 분석할 때에도 드러납니다. 전반부(前半部)에서 필자는 ‘딸깍발이’의 모양, 생활상과 같은 외면적인 면을 주로 냉소적이고 반어적인 어조(語調)로 말하고 있습니다. ‘딸깍발이’의 ‘모양’을 ‘꼬락서니’, ‘얼굴’을 ‘화상’이라는 말로 나타낸다든지 ‘차림차림이야 여간 장관이 아닙니다.’ ‘사서오경(四書五經)을 비롯한 수많은 유교 전적을 얼음에 박 밀듯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내리 외는 것이 날마다 그의 과업(課業)이다’. 등에서 ‘장관’ ‘과업’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예들은 대상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대상을 회화화(繪畫化)하려는 작자의 의도(意圖)로 해석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후반부(後半部)에서는 '딸깍발이‘의 강직, 기개, 의기 등의 내면적(內面的)인 정신성 다시 말해 샌님혼을 온정적(溫情的)이고 강한 목소리로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와는 달리 ’딸깍발이‘와 필자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維持)하지 못하고 마치 필자 자신이 ’딸깍발이‘가 된 듯한 어조로 독자를 설득(說得)하고 있습니다.
글은 성격에 따라 글의 구조적 특징(構造的特徵)을 달리합니다. 논리성을 앞세워 지식을 전달하거나 교훈성(敎訓性을) 내세워 독자를 설득하고자 하는 글은 일반적으로 주제를 직설적으로 내세우기(主張) 위한 구조를 갖춥니다. 필자의 어조, 선택된 단어의 성격, 주제 전개방법, 제재의 배열 방식 등도 단조롭고 기계적(機械的)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강한 주장과 치밀한 논리에 따라 펼친 글이면서도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誘發)하고 예술성을 느끼게 하려면 이에 걸맞는 감성적 형식을 통해서 글의 구조를 다원적으로 입체화(立體化)해야 합니다. ‘딸깍발이’의 구조적 특징은 바로 글의 이러한 보편적(普遍的)인 원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글의 요약
글의 구조를 이해함은 글을 쓰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글을 읽고 이해(理解)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됩니다. 특히 글의 내용을 요약(要約)할 때 그 글의 구조적 특성을 알고 요약하면 좋은 결과(結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을 요약하는 것은 글의 구조를 분석(分析)하는 것과 같은 작업입니다. 글을 분석하는 작업은 그 글의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분, 부분들의 관계(關係)를 따져보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글의 주제를 중심(中心)으로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었나를 살피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글의 핵심(核心)을 가려내어 글을 가급적(可及的) 짧게 간추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글이 다 요약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모든 글이 똑같은 방법(方法)으로 요약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글의 성격, 글이 쓰여진 목적(目的에 따라 글의 구조적 특징도 다르게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는 요약하기 어려운 글 가운데 가장 대표적(代表的)인 글입니다.
그 이유(理由)는 무엇일까? 시는 구조적으로 볼 때 부분들의 상호 결합(相互結合) 관계가 아주 긴밀하기 때문입니다. 시의 구조(構造)를 이루는 부분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연, 행, 운율, 시어, 수사적 문체(修辭的文體) 등은 시의 표면에 드러나 있지만, 주제, 대상에 대한 시인의 태도 등은 시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한 편의 시에서 이러한 구체적인 요소들은 하나로 융합(融合)되어 그것들이 독립(獨立)되어 있을 때와는 달리 새로운 성질, 의미, 효과를 나타냅니다.
시는 치밀한 내부 조직을 가진 하나의 완성된 구조(構造)를 이루고 있는 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약을 하기 위해서 구조 형식(構造形式)을 분석한다든가 문장 등을 간추리게 된다면 시(文學作品)로서 지니고 있는 총체적 의미(意味)가 사라지게 됩니다.
예컨대 ‘성북동 비둘기’의 시를 통해 구체적(具體的)으로 생각해 봅시다.
제1연 : 사람들이 성북동(城北洞) 산을 주거지로 삼게 됨에 따라 그곳에 살던 비둘기는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다.
제2연 : 성북동 산은 사람들의 파괴 행위(破壞行爲)로 비둘기가 더 이상 생활할 수 없게 된 그리움의 공간일 뿐이다.
제3연 : 사람과 비둘기가 공존(共存)할 수 있었던 관계는 서식지를 파괴(破壞)해도 비둘기는 이제 사람과 평화를 낳지 못하는 새가 되고 말았다.
이상과 같은 개략적인 내용만으로는 이 시가 지니고 있는 주제의식(主題意識), 시로서의 가치와 효과 등을 충분히 살려낼 수가 없습니다.
이 시의 구조적 긴밀성(緊密性)을 살펴봅시다. 시 본문을 통해 3개의 연이 어우려져 있는 관계를 살펴보면 제1연은 시의 상황(狀況)을 제시한 기연, 제2연은 이를 반복 내지 부연한 서연, 제3연은 주제의식을 직설적으로 진술(陳述)한 결연으로 상호 유기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는 시의 한 행을 이루고 있는 단어들의 결합관계(結合關係)에서도 비문학적인 글에 비해 긴밀도가 아주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비문학적인 글은 문학적인 글에 비해 부분들의 긴밀도가 비교적 약한 편입니다. 특히 객관적 사실을 단순히 전달(傳達)하기 위한 글은 필자의 주관적 의견, 판단, 견해 등을 앞세운 글에 비해 부분들의 결속도(結束度)가 더욱 약한 편입니다. 그것은 글의 내용을 이루는 부분들의 성질, 그 글에 나타나 있는 문체 등에서 연유(緣由)됩니다.
이와 같이 비문학적인 글에서는 글의 조직을 지배(支配)하고 있는 내용 단어와 구조 단어가 명료하게 드러나고 주요 명제(命題)와 종속 명제, 사실과 의견, 생각과 느낌 등, 글의 골격과 살을 이루고 있는 부분들이 쉽게 구별(區別)됩니다.
특히 설명적인 글은 구조적 요소(構造的要素)들이 결속력을 유지하면서도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각기 독자적 기능을 보이고 있어 이들은 쉽게 분석(分析)됩니다.
그러면 실제로 요약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독해(讀解)와 표현의 두 과정을 적용(適用)해 요약의 일반적인 원칙(原則)을 생각해 봅니다.
첫째는 통독의 단계입니다
처음부터 글의 내용을 파악(把握)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글 전체를 통독하여 글의 개략적인 내용과 흐름을 파악합니다. 제목과 글의 관계도 따져 봅니다. 무엇을 대상(對象)으로 쓴 글인가? 화제가 무엇인가? 필자의 의도나 글의 목적(目的)은 무엇인가? 글의 구조가 논리적인 긴밀성을 유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체계적(體系的)인가? 제목이 글의 주제, 제재, 목적 가운데 어느 것과 관련되는가? 등을 개략적(槪略的)으로 이해합니다.
둘째는 정독의 단계입니다
정독을 통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주제 또는 주제문(主題文)을 찾는 일입니다. 글의 성격에 따라 주제문이 명료(明了)하게 드러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 글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주제(主題)가 무엇인가를 파악한 후 이를 줄기로 하여 가지를 쳐내고 소주제 또는 주요명제, 중심 내용(中心內容) 등을 찾아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형식 단락의 중심 내용, 핵심 단어 또는 핵심 어구(核心語句)를 찾아 단락의 기능과 성격(性格)을 파악, 단락 상호간의 관계를 따져 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느 단락에서 화제, 논점(論點)이 전화되는가, 소주제 또는 소주제문을 포괄하고 있는 단락은 어느 것인가, 서술 대상(敍述對象), 시간, 공간 등이 바뀌는 단락은 어느 것인가 등을 기준(基準)으로 형식 단락을 내용 단락으로 재구성(再構成)합니다.
셋째는 개요작성의 단계입니다
통독의 단계와 정독의 단계에서 얻어진 결과는 개요작성(槪要作成)의 기본 바탕이 되는 재료가 됩니다. 요약의 기본 방향(基本方向)을 바로잡기 위해서 앞서 파악된 내용을 바탕으로 주제문을 작성하고 내용 단락의 중심 내용을 요목화(要目化)하여 가급적이면 문장으로 요약을 하기 위한 얼개를 꾸밉니다.
마지막으로 요약문을 쓰는 단계입니다
개요를 토대로 순차적으로 써 나가되 의미상 부수적(附隨的)인 내용을 나타내고 있는 단어, 반복어, 상술, 부연, 예증, 보충 등의 종속 명제문(命題文)은 배제하도록 합니다. 또한 구체적인 사실, 개념, 사례 등은 상위 개념어(上位槪念語)로 바꿔 가급적이면 간단하고 일반적 진술의 문장으로 작성(作成)하도록 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든 글을 똑같은 방식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요약의 절차(節次)도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은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적용(適用)해 볼 수 있는 요약의 과정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글의 내용을 요약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인 요약의 절차(節次)를 토대로 하되 그 글의 특수성을 고려(考慮)하여 핵심내용을 간추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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