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투표 이틀째 대의원표 과반 확보
5일 수락할 듯… 부통령 후보 곧 공개
인종 대신 ‘검사 대 범죄자’ 대비 강조
2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사진·지난달 22일 워싱턴 백악관)과 지난달 2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유세 행사에 참석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워싱턴·웨스트팜비치=AP 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 배출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 여당인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2일(현지시간) 완전히 굳히면서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명투표’ 이틀째인 이날 단독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의원표의 과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대의원 99%(3,923명)의 지지를 얻어 유일하게 투표 대상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지 불과 12일 만이다. 3월 일찌감치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의욕적으로 선거 운동을 벌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6월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고령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이후 근 한 달 당과 진보 진영 내부의 사퇴 요구에 시달리다 지난달 21일 대체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며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도 출신 모친과 자메이카 출신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아시아·아프리카계 혼혈 흑인 여성이다. 주요 경력은 검사다. 나고 자란 서부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지방 검사로 일하다 주 법무장관까지 올라간 뒤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21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임해 왔다.
흑인 여성이 미국 거대 양당(민주·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은 해리스 부통령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11월 5일 미국 대선은 ‘흑인 여성 대 백인 남성(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선명한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 대 중범죄자’ 대비를 더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개 형사 사건으로 기소됐고,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건으로는 이미 유죄 평결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공식 발표는 닷새 간의 호명투표가 끝나는 5일 이뤄진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잠정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자(presumptive Democratic nominee)가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이다.
아울러 후보직 수락에 즈음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닝메이트 후보로는 조지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탁구 단식 4강에 진출했다.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신유빈(세계랭킹 8위)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13위)를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힘겹게 제압했다.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힘을 합쳐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이제 여자 단식에서 1승만 더 올리면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추가한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단식 메달을 수확한 건 2004년 아테네 대회 유승민의 남자 단식 금메달과 김경아의 여자 단식 동메달이 마지막이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남녀 단식에서 4강까지 오른 경우도 신유빈이 아테네 대회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신유빈은 소피아 폴카노바(23위·오스트리아)를 4-0(11-5 11-3 11-0 11-8)으로 누르고 올라온 중국의 천멍(4위)과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천멍은 2020 도쿄 대회에서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에 오른 강자다. 준결승은 한국시간으로 2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신유빈이 천멍을 넘어 결승에 안착한다면 세계 1위인 중국의 쑨잉사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신유빈이 천멍에 패한다면 3위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신유빈은 이날 1게임과 2게임, 3게임을 내리 따냈다. 상대 미들 코스를 집요하게 공략해 빠르게 점수를 선취한 신유빈은 서브와 리시브 싸움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지키며 경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히라노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3게임 종료 후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온 히라노는 신유빈의 공격 코스를 예측해 노련미를 발휘했다. 그 결과 3, 4, 5게임을 모두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이 달린 마지막 7게임에서 신유빈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초반 공격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5-1까지 앞서갔으나, 히라노의 추격을 허용해 10-10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 듀스 끝에 히라노의 백핸드 리턴이 두 번이나 네트에 걸리면서 신유빈의 승리가 확정됐다. 동메달을 땄을 때도 울지 않았던 신유빈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신유빈은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드디어 '이 경기가 끝났다'는 안도감의 눈물이었다.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20년 만에 올림픽 단식 메달을 노리는 신유빈은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상대 분석을 잘해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중 에너지 보충을 위해 바나나를 먹는 모습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간식을 안 먹었다면 7게임에서 못 이겼을 것 같다.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돼서 중간중간 힘도 풀리더라"며 "엄마가 만들어준 주먹밥이랑 바나나를 잘 먹고 들어간 게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한국 선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글로벌 스타덤에 오르고 있다. 펜싱 오상욱(대전시청)과 사격 김예지(임실군청)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멋들어진 경기 장면, 수려한 외모 등으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부터 지구 반대편에 사는 브라질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경기에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제가요?"라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시작은 오상욱이었다. 한 브라질 크리에이터가 27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하는 오상욱의 모습과 금메달 수상 이후 머리가 젖은 채로 인터뷰하는 모습을 짜깁기해 숏츠로 올렸는데, 해당 영상은 1일 오전 기준 454만 회 이상 재생됐다. 한국인 남편을 둔 이 브라질 여성은 이외에도 한국 선수들 관련 게시물을 많이 올렸는데, 이 영상이 유독 조회수가 높다. 오상욱의 영상을 본 브라질 팬들은 "잠시 애국을 멈췄다", "한국인에게 집착하게 될 줄 몰랐다" "왜 이 남자를 소개해줬나요. 남편이 예전처럼 보이지 않아요"라는 식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여자 선수 중에는 이번 대회 10m 공기권총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김예지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사용자가 김예지의 과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에 출전했을 때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4,140만 회를 넘겼다. 영상 속 김예지는 단발머리에 올블랙 차림으로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지막 발을 쏘는데, 냉철한 눈빛으로 표적지를 바라본다.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이었지만 단 한 번도 웃지 않아 카리스마가 절로 느껴진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 같은 모습에 이용자들은 찬사를 보냈는데, 일론 머스크도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며 두 번의 댓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전례없는 화제성에 CNN도 '인터넷이 한국 신기록을 세운 저격수와 사랑에 빠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작 선수들은 실감을 못하는 분위기다. 오상욱은 31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2관왕을 거머쥔 뒤 취재진을 만나 '개인전 금메달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데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 전 세계적인 (인기가 있다는) 것은 몰랐다"며 브라질에서 인기가 많다는 설명에 "브라질에서요? 왜요? 제가 브라질 상인가봐요. 잘 몰랐네요"라며 뒷목을 긁적였다. 김예지는 스타덤에 오르기 전인 은메달 수상 인터뷰에서 딸에게 "엄마 좀 유명해진 것 같아"라며 너스레를 떤 뒤 2일로 예정된 화제의 영상 속 종목 25m 권총 경기 준비에 한창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따낼 경우 가장 많은 포상금을 지급하는 국가는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분류되는 홍콩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포상금 규모 기준 9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매체 CNBC가 각국의 올림픽 위원회 및 스포츠 협회·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홍콩은 금메달리스트에게 미국 달러 기준 76만8,000달러(약 10억4,600만 원)를 지급했다. 홍콩은 지난 도쿄 올림픽 때보다 포상금을 20% 인상해 자국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에페 개인전과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각각 한 명씩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고 있다.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가 74만5,000달러(약 10억1,500만 원)의 포상금으로 2위를 차지했고, 30만 달러(약 4억900만 원)를 지급하는 인도네시아가 3위였다. 1~3위가 모두 아시아 국가였다. 이어 이스라엘(27만1,000달러· 3억7,000만 원)과 카자흐스탄(25만 달러·3억4,000만 원) 등 순이었다. 한국은 4만5,000달러(약 6,300만 원)로 9위였다. 다만 한국의 경우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 기준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포상금 규모가 5%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 외에도 40~90점의 연금 점수를 부여한다. 금메달의 경우 월 100만 원의 연금을 받거나 일시금 6,72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남성 메달리스트에겐 병역법에 따라 현역 입대 대신 예술·체육 요원으로 복무하는 특혜가 주어진다. 메달리스트들은 정부 포상금 외에도 소속 지방자치단체나 스포츠협회, 후원 기업 등으로부터 별도의 격려금을 받게 된다. 이번 대회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남수현(순천시청)은 순천시와 전남도로부터 총 1억여 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대한골프협회는 금메달리스트에게 3억 원을, 대한육상연맹은 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업의 경우 도쿄 올림픽 때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한 여자 양궁 안산이 포상금 7억 원과 제네시스 GV70 차량을 받은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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