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美민주당 유세현장 르포
“트럼프는 자신-부유층 위해 정치… 재벌 후원 받은 밴스, 중산층 아니야”
유세 데뷔부터 공격수 이미지 각인
후보 지명 하루새 275억원 모금… 미국인 71% “월즈 몰라” 인지도 숙제
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날 오전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공동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필라델피아=문병기 특파원“맞다. 그들은 소름 끼친다(creepy). 그리고 그들은 정말 괴상하다(weird).”
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템플대 체육관. ‘우리는 승리할 것(We win)’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1만여 명의 미 민주당 지지자의 함성 속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같이 외쳤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11월 미 대선에 출마할 부통령 후보로 월즈 주지사를 지명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첫 공동 유세에 나섰다. 월즈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괴상하다’란 표현은 경합주 출신도 아니며, 화려한 정치 경력도 없던 월즈 주지사를 일약 집권당 부통령 후보로 끌어올렸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해시태그(#) ‘트럼프는 괴상해(TrumpisWeird)’ 캠페인이 확산됐고, 월즈 주지사에게는 ‘트럼프 저격수’란 이미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처음 가진 유세에서부터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에게 날 선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는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길 것”이라고 말한 뒤 해리스 부통령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두 사람은 행사 내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연설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취해 ‘좋은 케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투사’로 나선 월즈 “트럼프-밴스는 중산층 몰라”
트럼프 후보를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비판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를 ‘자기 자신과 부유층을 위한 정치인’으로 규정지었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는 오직 자신을 위해 봉사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는 미국에 혼란과 분열의 씨앗을 뿌렸고, 미국 경제를 바닥까지 추락시켰으며 그의 재임 기간 중 미국의 폭력 범죄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 금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네소타에는 황금규칙이 있다. 빌어먹을(damn) 자기 일이나 신경 쓰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그는 마러라고 리조트의 고급 컨트리클럽에 앉아 부자 친구들을 위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할 뿐”이라고 했다.
월즈 주지사는 자신을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소개했다. 특히 미국 중서부의 인구 400명 남짓한 농촌(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육군 방위군으로 복무하며 받은 장학금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고교 교사로 일한 점을 비중 있게 설명했다.
월즈 주지사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출신 백인의 어려운 삶을 담은 책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진 밴스 부통령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밴스는 예일대에서 공부하고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자금을 받아 경력을 쌓은 뒤 자신이 나고 자란 마을을 쓰레기로 만드는 베스트셀러를 썼다”며 “그건 중산층이 아니다”라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이날 월즈 주지사를 소개하며 “미국을 통합하고 전진시킬 리더, 중산층을 위한 투사”라고 강조했다. 중산층과 농촌 표심을 얻기 위해 월즈 주지사를 지명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 월즈, 낮은 인지도와 확장성에 대한 우려도 커
이날 유세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도 많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해리스 캠프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고 하루 동안 약 2000만 달러(약 275억1200만 원)의 후원금이 모금됐다.
교사인 톰 와일더 씨는 “군인이자 교사, 미식축구 코치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춘 월즈가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보다 확장성에선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유세장을 찾은 리처드 웨버 씨는 “월즈가 급진 좌파라는 트럼프의 주장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한 비난”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 공영방송 NPR·PBS와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가 등록유권자 1513명을 대상으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71%는 월즈 주지사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만큼 대중 인지도가 낮다는 뜻이다. 경합주 출신이 아니며 진보 성향도 분명해 해리스 부통령이 기대하는 표의 확장성에서 월즈 주지사가 생각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필라델피아=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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