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4정은아
괜한 의미부여 하지 마라. 딱 그 정도의 마음인 거다.
지금 서로 호감이 있는 지도 없는 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관곈데 집에 가야하는 시간을 딱딱 지킨다고? 만약 당신이 관심있는 그녀가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아니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미성년자는 안 된다는 걸 잊지 말자.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친구들과 있더라도 재미없는 술자리는 1차만 하고 집에 가고 싶어지지만 재밌는 술자리는 당장 내일 출근이 있어도 더 있고 싶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필자 역시도 관심 없는 남자와 저녁 약속이 있었던 적이 있다. “나 10시 통금이야” 2차를 갈 건지 물어보는 그에게 꺼낸 내 대답이었다. 근데 사실 나는 나 혼자 산다.
물론 그녀가 정말 말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일 수도 있지만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가 좌절했던 당신의 지난 세월이 길다. 이제 그만 둘 때가 됐다. 매일 웃긴 밈을 따라하며 친구들을 웃겨주는 재밌고 호방한 성격을 가진 여자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조용하고 수줍은 요조숙녀가 되는 게 현실이다. 보편적으로 남자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만 여자들은 정반대다. 여자들은 관심있는 남자가 생기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훨씬 더 좋아한다.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남자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신에 대한 질문도 하지 않고 본인의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고? 안타깝지만 그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혹시 나한테 잘 보이려고 입술을 바르는 건가?’ 미안하지만 당신은 지금 단단히 착각에 빠졌다. 여자들은 관심있는 남자 앞에서는 절대 화장을 고치지 않는다. 이미 100% 완성된 예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기 때문이다. 근데 그걸 고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냥 본인이 예쁘게 발라둔 말린 장미 빛깔 가을 뮤트 립스틱이 지워졌다는 사실이 당신보다 더 신경쓰일 뿐인 거다. 만약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데 지워진 화장이 신경이 쓰인다면 “나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라는 말을 하고선 화장도 고치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가글까지 몰래 하고 와서는 그냥 볼 일만 보고온 척 다시 자리에 슬쩍 앉는 게 여자다.
“오늘 옷 뭐야?” 혹은 “그 모자는 왜 쓴 거야?”라는 질문을 여자에게서 받아본 적이 있나? 정말 당신이 입은 그 옷 브랜드가 알고싶고 그 모자를 쓴 이유가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었을까? 설마 곧이 곧대로 그 질문을 받아들여서 마치 길거리 패션 인터뷰 <하우 머치?>에 출연한 마냥 오늘 당신의 아웃핏에 대해서 친절히 대답한 적이 있다면 아마 당신이 조금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냥 그거 입지 말라는 말이다. 근데 이건 여자와 남자를 떠나 친구관계나 직장에서도 왠만하면 옷 지적질은 안 한다. 그게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무례한 행동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관심도 배려심도 없는 그녀는 잊자. 당신이 망고나시를 입어도 귀엽게 봐줄 여자는 세상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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