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8주현욱
차라리 말을 하지 마.
사진 Unsplash일상에서 끙끙 앓고 있던 고민을 털어놓을 때 본인이 더 힘들다고 반응하는 친구가 있다. “그 정도로 뭘, 내가 더 힘들어”라고 가볍게 넘기며 자신의 하소연으로 끝나는 경우가 그렇다. 취업 준비가 힘들다고 말하면 ‘직장 다니지 않는 너보다 직장을 다니는 내가 더 힘들다’는 식이다. 제 코가 석자라며 위로는커녕, 누가 들으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 여기 있다. 살면서 겪는 고민은 내용도, 크기도 각각 다른 법이니 누구의 것이 더 무겁다고 비교할 수는 없다.
자신이 겪어 보지 않은 것은 절대 공감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상대방에 대한 처지를 생각하지 못하며 무덤덤한 반응으로 화를 더 부추기는 경우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은 대체로 같은 상황이 닥치면 본인은 공감받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공감 능력은 대화의 기술 중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상대방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가 느꼈을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며칠 전, 이별로 힘들어하다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읽어 놓고는 답변이 없다. 그런데 답이 없던 그 시간에 정작 인스타그램에는 음식 사진을 공유하고, 지인들 사진에 댓글을 달기 바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서 “카톡 온 줄 몰랐어”라고 답장이 온다. 몰랐다고? 이런 답도 없는 묵묵부답 유형에게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원시적인 복수가 답. 더는 연락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어릴 때는 학업 스트레스, 성인이 되면 취업 스트레스. 거기다 다이어트나 연애 및 결혼 여부, 심지어 2세 계획 등의 질문들을 속사포로 쏟아낸다. 오랜만에 하는 대화 속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수많은 질문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하물며 이런 오지랖 유형은 질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덧붙여 마무리한다. “취업했어? 올해 안에는 해야지”, “너 그러다 결혼 못 해. 나처럼 빨리해” 등 질문자 본인이 자문자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는 타입으로, 다른 사람의 치부나 비밀을 아무렇지 않게 폭로해 당사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도있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약속 장소에서 자신의 고민으로 가장해 “나도 너처럼 고칠까 봐”라며 성형수술 여부를 강제 공개해버리는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 경우 단순히 눈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실은 고단수의 밉상일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 이런 유형이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멀리하는 것이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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