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의 분석에 의하면,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회자(膾炙)되는 구독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한다. 최근 ICT 업계는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자사의 비즈니스에 구독경제(購讀經濟) 모델을 도입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구독경제는 기존의 렌탈 비즈니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큰 틀에서 공유경제(共有經濟)의 방식론을 일부 차용하고 있다. 그 근원과 핵심(核心) 키워드를 살펴보자.
사실 구독경제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는 비즈니스다. 무언가를 구독하는 행위는 신문(新聞)을 구독하거나 매일 아침 우유(牛乳)를 받는 등 다양한 패턴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 요금을 지불하면 이동통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통신요금(通信料金)도 큰 틀에서는 구독경제의 범주로 넣을 수 있다.
소위 '구독 경제'는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했다고 맥킨지는 말한다. 맥킨지는 미국 소비자(美國消費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 온라인에서 쇼핑을 해본 사람 중 15%는 어떤 상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는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를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업계는 치열한 곳이다.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을 단 한 번 구입(購入)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만드는 것은 엄청난 과제다. 어떻게 해서 구독을 하게 만들더라도 사용의 편리함은 소비자의 변덕으로 이어진다. 구독이 별로라고 생각되면 우리는 주저 없이 이를 취소한다. 그 자체로는 구독이 아니지만 한 번에 하는 값비싼 구매(車輛購入)를 대체하는 우버 같은 서비스도 있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리낄 게 없다는 걸 뜻하는 것 같다. 사치품에 대해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를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월급(月給)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독으로 점철된 삶에는 안전망(安全網)이 없다. 직업이 없어지면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소유한다는 것은 통제권(統制權)을 갖는 것이다.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적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안정감(安定感)을 준다. 그것은 권력이자 안전이고 예측가능성이다. 누군가가 힘든 하루를 보낸 당신의 기운을 북돋는다고 "나가서 구독 하나 해!"라는 말을 할 날은 결코 오지 않으리라 믿는다.
집을 갖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목표로 여겨졌기 때문에 우리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두고 선거의 당락(當落)이 갈렸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것으로 여기는 사물에 대해 더 많은 가치와 애착(愛着)을 부여한다. 이러한 성향은 어릴 때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심리학자들은 이를 '기증 효과(寄贈效果)'라고 부른다.
한 연구에서 유아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빼앗길 거라는 말을 들으면 화를 냈다. 심지어 똑같은 복사품(複寫品)을 주어도 그랬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조부모라든지)이나 존경하는(스포츠 인물처럼) 인물들이 소장(所藏)하고 있던 사물을 숭배(崇拜)하게 되기도 한다.
소유에는 물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우리는 보후주의자(補後主義者)가 되고 변화를 두려워하게 된다. 소유하고 있는 것의 손실은 인생을 뒤바꿀 정도의 사건이 될 수 있다. 그런 사건이 한 번에 여러 건 발생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우울증(憂鬱症)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소유에 대해 얼마나 많은 반추(反芻)를 하더라도 이 구독 서비스의 트렌드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티모바일과 나의 껄끄러운 관계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미 구독의 시대에 돌입(突入)한 듯하다. 반면 우리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렬히 구독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결혼(結婚)이다. 1960년대 이후 혼인률(婚姻率)은 50%가 떨어졌다. 어쩌면 우린 뭔가 헌신하는 데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구독경제(購讀經濟)를 구성하는 또 다른 가지 중 하나인 렌탈 비즈니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렌트카나 정수기(淨水器) 등 월정액 기준으로 무언가를 빌려서 사용하는 서비스인 렌탈 비즈니스는 전통적인 구독경제의 범주에 속하면서도 소유의 개념(槪念)이 아닌 렌트, 즉 빌리는 형태를 가진다는 점에서 공유경제와 약간의 접점(接點)이 있다.
즉 구독경제는 특정 금액을 내고 마음껏 서비스를 즐기는 것이며 렌탈 비즈니스는 특정 금액(特定金額)을 내고 마음껏 서비스를 즐기지만 해당 서비스와 상품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다. 전자는 아주 오랫동안 우리의 삶에 녹아든 비즈니스의 형태(形態)며 후자는 정해진 재화의 합리적(合理的)인 소비를 위해 작동하는 공유경제의 '방식'을 활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구독경제, 렌탈 비즈니스 공유경제'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유경제는 한정(限定)된 재화를 최대한 알뜰하고 의미 있게 소비하는 것이 목표지만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는 소비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의 재화 창출(財貨創出)이 목표며 특히 렌탈 비즈니스는 자기가 보유한 자산과 대비해 더 큰 가치의 서비스를 누리기 위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표피는 공유경제의 핵심인 '재화의 공유'를 따왔으나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재화를 빌려간다는 점에서 분명 차별점(差別點)이 존재한다.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의 차이점(差異點)을 확인했다면 이제 최근 회자되는 구독경제를 알아볼 차례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구독경제는 가두리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구독경제, 렌탈 비즈니스와 교집합(交集合)을 가지지만 백엔드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確保)해 플랫폼 환경을 개인화에 가깝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리하자면 전체 구독경제는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차이점을 간파(看破)하는 것이 진짜 구독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다. 구독경제의 판을 이해(理解)하려면 구매자와 판매자,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로 비즈니스의 판을 나눠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벌어지는 서비스와 열망의 방향을 읽어야 한다.
전통적인 구독경제는 판매자가 서비스나 재화를 창출해 구매자(購買者)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서비스나 재화는 크게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있다. 헬스클럽을 예로 들자면 사업자는 헬스클럽을 건설한 후 구매자들을 모으게 된다. 헬스클럽은 구매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에 위치해 있다.
헬스클럽 사업자, 즉 판매가 큰 수익(受益)을 얻으려면 어떤 비즈니스를 펼쳐야 할까? 최대한 많은 구매자, 고객을 모은 후 그들이 최대한 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구매자들이 헬스클럽이라는 서비스를 구독하며 정기금(定期金)을 납부한 상태에서 헬스클럽에 찾아오지 않으면 시설 유지비나 고객 응대비 등이 절감(節減)되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전통적인 구독경제다.
렌탈 비즈니스도 월정액(月定額) 등을 내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구독경제의 틀에 있다. 다만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다른 점은 서비스와 상품의 방향성이다. 일반적으로 렌탈 비즈니스는 판매자가 직접 구매자를 찾아가는 방문판매 형식이 많으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와 제품이 추구하는 방향성(方向性)은 판매자에서 구매자로 흐르게 된다. 정수기를 렌트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아파트나 주거지역(住居地域) 중앙에 설치된 정수기로 찾아가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정수기가 우리 집 주방에 설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렌탈 비즈니스는 구독경제의 틀을 가지면서도 더욱 개인화(個人化)된 사용자 경험에 방점을 찍는다. 이는 스마트폰의 대중화(大衆化)를 통해 더욱 각광을 받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 플랫폼 방식으로 진화했다. 쏘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쏘카의 비즈니스 모델은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기존 렌트카 업체와 큰 차이가 없으며 단지 그 사용자 경험(經驗)을 온라인으로 끌어왔다는 점만 다르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지던 렌트 사용자 경험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며 더욱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으로 발전하는 장면은 고무적이다.
렌탈 비즈니스는 판매자로부터 구매자에게 서비스나 상품(商品)이 달려가는 모델이며 이 과정에서 당연히 개인화 사용자 경험이 강조된다. 온라인은 이 트렌드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핵심이다.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O2O 플랫폼의 만개 이유다.
여기서 공유경제와의 상관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구독경제나 렌탈 비즈니스 모두 공유경제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소비의 전략(戰略)이며 당연히 이윤을 누리는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할 수 없다.
공유경제의 뿌리 중 하나로 거론(擧論)되는 중세 유럽의 화덕을 예로 들어보자. 한정된 '불'이라는 자원을 개개인이 집에 설치하면 지나친 비용(費用)이 소모된다. 그러나 마을이 공동으로 화덕을 설치하면 사람들은 정해진 '불'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비(消費)할 수 있다. 그런데 마을 공용 화덕을 누군가 독점하고 사람들에게 이용비를 받는다면? 그 순간 화덕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志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업이 된다. 원초적인 공유경제가 플랫폼 사업자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며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가 공유경제일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는 공유경제와 전혀 관련이 없을까? 플랫폼 사업자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을 빼고 특정 자원의 효율적(效率的)인 '활용'적 측면을 살피면 약간의 접점이 있다. 전통적인 구독경제는 한정된 재화에 많은 구매자를 끌어 모으며 이는 렌탈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은 플랫폼 사업자, 즉 판매자(販賣者)가 존재하며 구매자가 원할 때 즉각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온디맨드 비즈니스가 된다. 정리하자면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는 공유경제의 한 방식(方式)을 빌려와 온디맨드 비즈니스를 하는 플랫폼 형태다.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 이후 등장한 넷플릭스 구독경제는 무엇이 다를까? 가두리 생태계(生態系)를 지향한다는 점과 월정액 등으로 운영되는 점은 동일하다. 온디맨드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넷플릭스형 구독경제에는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가 있다.
플러스 알파 중 하나는 데이터다.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는 구매자(購買者)들의 패턴을 최대한 확보해 정교(精巧)한 데이터 활용을 전제로 한다. 전통적인 구독경제가 단순히 판만 벌였다면, 렌탈형 비즈니스가 별 생각 없이 정해진 시간에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자에게 보내는 것만 집중(集中)했다면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는 생태계 내부에서 움직이는 구매자의 패턴을 면밀히 분석(分析)해 시시각각 새로운 사용자 환경으로 창출한다.
비단 넷플릭스에서만 연출되는 장면이 아니다. 애플의 애플TV 플러스와 올해 하반기 공개될 디즈니 플러스는 물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대부분의 OTT 플랫폼은 정밀한 데이터 확보(確保)와 분석을 전제로 한다. 사실상 현존하는 모든 ICT 플랫폼 기업들이 지향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와 분석의 필요성(必要性)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케아와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넷플릭스형 구독경제의 신입생(新入生)들도 마찬가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케아는 제품 임대와 재활용 등으로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서큘러 이코노미(Circular Economy)' 프레임을 내세워 공익적 요소를 강조하는 영악함을 발휘하면서 구독경제의 틀을 확보하려 한다. 가구의 임대(賃貸)라는 점에서 아직은 렌탈 비즈니스에 더 가깝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를 정밀하게 분석해 추후 물류창고(物類倉庫)의 위치와 규모까지 정하는 기술력(技術力)을 확보한다면 넷플릭스형 구독모델에 더욱 가까워진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連結)해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더욱 정교한 마케팅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현대자동차(現代自動車)의 현대 셀렉션과 쿠팡의 로켓와우멤버십, 공유 오피스 위워크 모두 마찬가지다. 최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호기롭게 시작한 클라우드 게임도 동일하다. 굳이 원천적(源泉的)인 분류를 하자면 현대 셀렉션과 공유 오피스 위워크는 렌탈 비즈니스에 가깝고 클라우드 게임, 쿠팡은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들이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데이터 확보와 운용(運用)에 집중하는 순간 넷플릭스형 구독모델이 된다.
인공지능(人工知能)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데이터 확보와 분석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초보 단계지만 블록체인 업계의 디앱들은 탈중앙화(脫中央化)와 세밀한 분석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雰圍氣)도 감지된다. 왓챠의 콘텐츠 프로토콜이 이 분야에서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렌탈 비즈니스를 두 개의 축(軸)으로 삼아 여기서 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하다면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로 부를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마치 약속(約束)이나 한 것처럼 구독경제 전반에 뛰어든 이유가 있을까?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불황(不況)이다. 공유경제가 부의 불평등 현상에 따른 자본주의 체제 전반에 대한 회의감에서 시작했고,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經濟危機) 당시 경제적 불평등 2위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버가 탄생했다는 점에 주목하자. 재화의 공유라는 방식을 차용(借用)한 공유경제도 마찬가지다. 구매자들이 자기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제값을 지불하기 어려운 불황의 시대가 왔고 이를 극복(克服)하기 위해 구독경제가 각광을 받는 셈이다.
역시 불황의 시대, 플랫폼 사업자나 판매자(販賣者)는 일종의 박리다매 방식으로 서비스나 재화를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해당되지 않지만 구독경제는 일종의 미끼상품이 될 소지(素地)도 있다. 버거킹의 카페구독 서비스를 보자. 5달러에 한 달 동안 매일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데 구매자가 매장(賣場)에 들러 이미 비용을 지불한 커피를 마실 때 식욕을 솔솔 자극하는 버거킹이 눈앞에 보인다면? 분명 커피가 마시고 싶어 매장에 왔는데 눈앞에 먹음직한 감자칩이 유혹(誘惑)한다면? 구독경제 파생 서비스 가능성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도 큰 역할을 차지한다. 구매자의 입장에서 100원으로 1개의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해 소유하는 것보다 소유하지 못해도 100원으로 10개의 서비스를 온전히 체감(體感)하려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번지는 '소확행'의 확장판이며, 이 대목에서 구독경제는 위력을 발휘한다. ICT 플랫폼 기술의 발전도 영향을 미쳤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형 구독경제가 가능하도록 만든 기간 ICT 인프라가 초연결(超連結) 수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케아도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를 시도(試圖)할 수 있게 됐다.
즉 넷플릭스형 구독경제는 구매자를 완전히 가두어 박리다매로 인한 이득(利得)을 제공하며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打診)해 공유경제 방식을 차용한 비즈니스로 볼 수 있다.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구독경제와 달리 최대한 많은 구매자(購買者)가 몰려와야 하고 일반적으로 한계비용적 측면에 대한 고려에 따라 온라인에서 주로 이뤄진다. 여기에 렌탈 비즈니스의 장점인 개인화 사용자 경험까지 제공해야 한다. 파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불황을 타개(打開)할 수 있다.
문제는 '그림자'다. 극장계(劇場界)의 넷플릭스로 불리던 무비패스는 지난해 1억2260만 달러의 손실(損失)을 내며 크게 휘청거렸다. 월 구독으로 매일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구독경제를 가동했으나 들쑥날쑥한 요금제(料金制)에 극장 특유의 업계 환경을 고려하지 못하며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 구독경제가 무조건 성공(成功)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체계적인 가두리 양식장 설계와 업계 특유의 정체성(正體性)을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데이터 확보와 운영이다. 최근 무비패스는 오로지 무제한 요금제에만 집중하며 고객 사용자 경험 단순화(單純化)에 돌입했다. 무제한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고객의 데이터를 일원화(一元化)시키며 이 과정에서 생태계의 매력도(魅力度)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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