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문화일보 자료사진 2014.05.22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국내 한 현역 작가가 "부끄럽고, 슬프다"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소설가 김규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문학상 수상 의미 - 노벨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그리고 역사 왜곡의 정당화’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한강이 노벨상을 수상한 데 대해 비판했다.
김규나는 "(노벨상)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저격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나는 특히 "(노벨상이) 동양권에게 줘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며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한강)를 선택한 것이라면 한림원 심사위원들은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을 늘어놓고 선풍기를 돌렸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아님 여자라서?"라고 덧붙였다.
김규나는 "수많은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을 줄인 말) 독자들은 ‘와우, 자랑스러워’하고 그 책에 열광하겠지. 그렇게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돼버릴 것"이라고 적었다.
김규나는 1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 아파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아니고, 부러워서 축하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면, 그건 아닌 것 같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김규나는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선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선 단편소설 ‘칼’이 당선돼 등단했다. 조선일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