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주요7개국(G7)을 포함한 핵심 동맹국 정상들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탄약·무기 등 지원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 정상을 비롯해 폴란드·루마니아 대통령과 전화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한 뒤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우리의 계속적인 지원을 조율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원을 얻는 것을 상의"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선택에 의한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경제·식량 위기를 다루는 작업"도 통화 의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통화에 참여했습니다.
■ "지속적인 지원 조율"
이날(3일)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잔혹한 침공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자유·독립을 수호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조율하기 위해 동맹·파트너들과의 전화 통화를 주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거듭 확인했고 동맹국 정상들로부터 지지를 얻었습니다.
또한 미국과 동맹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탄약과 무기시스템을 제공하고, 러시아의 공습으로부터 핵심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는 방공망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을 대비한 에너지인프라 복구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위한 국제 공여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야기된 우크라이나 에너지·경제·식량 안보문제 해결을 위해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 미국 임시예산 처리 후폭풍
미국의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을 막기위해 지난달 30일 의회를 가까스로 통과한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액이 제외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다지는 양상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시 예산안이 상·하원을 통과한 직후 서명 발효시키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바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없다"...선거 앞둔 미·폴란드 등 '지지 흔들림' 우려
■ '곡물 갈등' 가라앉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두고 촉발된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사이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지 주목됩니다.
3일 우크라이나 농무부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실시해온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검역을 앞으로 리투아니아 항만에서 하기로 3국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4일부터는 발트해와 접한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 항구에서 검역을 거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해상으로 수출됩니다.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무부 장관은 이번 합의가 "폴란드 영토를 통한 우크라이나 농산물 운송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합의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최근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금수 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서방 측 지원 무기·군수물자와 인도적 물품들의 허브 역할을 해온 폴란드 정치권 여론이 흔들렸습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후 러시아의 봉쇄로 흑해를 통한 수출길이 막히자 폴란드 등 인접국 육로를 통해 수출을 이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값싼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동유럽 시장에 유입돼 가격 폭락 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EU는 지난 5월 폴란드 등 경유국 5개국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직접 수입 금지 조치를 허용했습니다.
EU는 지난달 시장왜곡 현상이 해소됐다며 금수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자국 농업계 보호를 이유로 EU 결정에 반기를 들고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등의 국내 판매 금지 조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는 이들 3개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추가 조치를 경고했습니다.
상황이 계속되면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갈등은 심화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하루 만에 총리의 발표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1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야권의 반발은 여전히 거셉니다.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이끄는 폴란드 제1야당 시민강령당(PO)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무조건적 지원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걸고 수도 바르샤바 등 주요 도시에서 '100만 가슴의 행진'이라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열었습니다.
투스크 전 총리는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집회는 폴란드 재탄생의 신호"라면서, 바르샤바 광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여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울러 "높은 사람들, 권력자들이 누구도 환상을 갖지 않도록 만들자"고 연설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