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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限風光在險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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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기조가 곳곳에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2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을 삭제한 채 임시예산안을 처리한 미 의회의 움직임에 관해, 우크라이나를 계속해서 군사적으로 돕기 위해 "필요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말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왼쪽 두번째)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호세프 보렐(맨 왼쪽)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1일 '우크라이나 수호자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시내 추모시설에 헌화하고 있다.

이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선 쿨레바 장관은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미 의회가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외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일시적인) 사고"라면서, 지원에 있어서 체계적인 변화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보렐 대표 또한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나갈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보렐 대표는 2일 크이우에서 EU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EU 외교장관회의가 EU 회원국 아닌 나라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미 임시예산안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 빠져

미 의회는 지난달 30일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우선 처리해 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를 의미하는 셧다운 사태를 피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미 대통령 임시예산안 서명… 정부 폐쇄 위기 모면

그런데 해당 임시예산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항목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미 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공화당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대러시아 단일대오에 앞장섰던 미국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핵심 이익이 아니라며 지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채가 늘고 있는 미국의 재정 상태를 지적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빌려 우크라이나에 주고 있는 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공화당 강경파의 입장이 반영된 임시예산안이 통과되자, 우크라이나에선 미국의 추가 지원이 축소되거나 아예 끊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의회 올렉시 곤차렌코 의원은 "이번 일은 충격적"이라고 언론에 밝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제외된 것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의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 바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지원 중단 허용 못해"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은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빠진 임시예산법안에 서명하면서도 지원 예산을 되살릴 것을 공화당에 촉구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임시예산법안(H.R. 5860)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다음 날인 1일에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예산안에 관해 연설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을 계속해서 "기대할(count on)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누락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미 싱크탱크 768억 달러 추산

미국외교협회(CFR) 최근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임박했던 지난해 1월 24일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각종 사업과 현물 규모는 768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무기·군수장비 직접 지원(235억 달러), 무기 구매용 대출(47억 달러), 안보 지원(183억 달러) 등을 포괄한 군사적 지원 총액은 466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초 크이우를 방문해 10억 달러 규모 추가 지원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이어 열화우라늄탄 지원...'더러운 폭탄' 국제적 유해성 논란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지원 자금 24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 폴란드 대규모 시위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방국을 자처해왔던 폴란드에서 대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서방 측 무기·군수물자와 인도적 지원품들의 허브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여론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급기야 우크라이나에 무조건적 지원을 제공해온 집권여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오는 15일 총선을 앞둔 폴란드 제1야당 시민강령당(PO)은 1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반정부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바르샤바 시 당국은 이번 집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00만 명이 집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온라인 뉴스채널 onet.pl은 집회 참석 규모를 60만∼8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우치·바우브지흐·크라쿠프 등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집회가 개최됐습니다.

이에 관해 뉴욕타임스는 1980년대 폴란드 공산주의 정권에 반대했던 집회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해설했습니다.

PO는 중도우파 성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쟁 물자 지원에 찬성해왔습니다. 다만 현 집권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우크라이나에 과도한 지원을 했다며 지원 규모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PO를 이끄는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 확산 기류와 관련해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집회는 폴란드가 다시 태어나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무기 지원 중단' 선언 후 번복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놓고서도 갈등을 벌이는 중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무역당국은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등의 국내 판매 금지 조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추가 조치를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PO를 이끄는 투스크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유입으로 우리 농부들이 보호받지 못했다"며 "폴란드의 이익을 보호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인 PiS는 38% 지지율로 31%의 PO를 다소 앞서고 있습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지율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특히 지난 여름 이후 빠르게 좁혀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유입을 막고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관해 국제사회의 파장이 커지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나서 하루 만에 총리의 발표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원국을 자처해왔던 폴란드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입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 슬로바키아 친러 야당 승리 "평화협상 시작하도록"

1일 로베르트 피초(가운데) 전 슬로바키아 총리가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총선 결과에 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에서는 지난 달 30일 치러진 총선에서 친러시아 ·반미 성향의 야당 사회민주당(SD·스메르)이 약 23% 득표율로 17%를 득표한 친서방·자유주의 정당인 진보적 슬로바키아(PS)를 이겼습니다.

SD의 승리를 이끈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대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피초 전 총리는 1일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는 모두에게 비극"이라며 "스메르가 정부를 구성한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평화 협정 논의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바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없다"...선거 앞둔 미·폴란드 등 '지지 흔들림' 우려

 

바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없다"...선거 앞둔 미·폴란드 등 '지지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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