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철수했던 러시아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 병력 일부가 동부 격전지에 복귀했다고 우크라이나 군과 정부 당국자들이 27일 언론에 밝혔습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군 동부사령부 공보담당 부사령관은 이날 "현재 동부전선 여러 지역에 (바그너 용병) 수백 명이 있다"면서, 다만 "전황에 중요한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해당 병력이 바그너 조직을 유지한 것은 아니고 "러시아 국방부나 그 산하기관 소속으로" 형태를 바꿔 전장에 들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체레바티 부사령관은 아울러 "러시아군은 현재 인력이 부족해 누구든 그들에게 좋은 것"이라며, 추가된 병력은 러시아군의 절박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약 500명...게임체인저는 아냐"
일리야 예울라시 우크라이나군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전장에 복귀한 바그너 출신 병력이 어림잡아 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별도로 설명했습니다.
예울라시 대변인은 이어서 "이들이 러시아 측에서 가장 잘 훈련된 병력인 것은 맞지만, 게임 체인저가 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구멍 막는 계약"
이에 관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 국방부와 "바흐무트 쪽의 러시아 '구멍'을 막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현지 매체들에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직으로서의) 바그너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참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장병들도 바그너 병력이 돌아왔다고 잇따라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무인항공기(드론) 조종요원은 "바그너도 여기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히고 "그들은 지휘관을 빠르게 바꾼 뒤 이곳에 돌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 실소유주 프리고진 사망
바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가 이끌던 조직입니다.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에 적극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격전지 바흐무트를 점령한 후 지난 5월 러시아 정규군에게 현지 임무를 넘기고 철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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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러시아군 수뇌부와의 갈등으로 지난 6월 24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당일 철수한 뒤 벨라루스로 근거지를 옮겼습니다.
벨라루스에서 캠프 등을 꾸려 머문 병력은 최대 6천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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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창립자가 이후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는 모습이 수 차례 확인됐고,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아프리카에서 바그너의 활동이 지속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지난 달 23일 전용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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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바그너 공헌 잊지 않을 것"
해당 항공기 추락 배후에 크렘린궁이 있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사건 이틀 후인 25일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부인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 다음 날(24일) 조의를 밝히면서 "그(프리고진 창립자)는 힘든 운명을 타고 났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인생에서 심각한 실수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와 싸우는데 큰 공헌을 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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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