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본토 서부와 남서부에 드론(무인항공기) 폭격을 비롯한 공습과 포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1일 러시아의 흑해 연안 대형 석유수출 터미널 인근 정유 시설 2곳에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고 크라스노다르 주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께 드론 1대가 아핍스키 정유소를 타격해 대형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해당 화재는 이날 오후 완전히 진화됐다고 베니야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 주지사가 밝혔습니다.
콘드라티예프 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아핍스키 정유공장 구역에서 중유 운송을 위한 1개 시설이 불탔다"고 설명하고 "화재 원인은 드론 공격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정유소 현장과 주변에서 찍은 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는 중입니다.
■ 크름반도 향하는 요충지
해당 지역은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러시아 본토에서 크름반도로 향하는 '케르치해협대교'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보내는 물자 보급 시설들이 이 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화재가 난 아핍스키 정유소는 러시아 핵심 석유수출 항구 중 하나인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으로부터 동쪽 내륙으로 80 km 지점에 있습니다.
노보로시스크항은 흑해 동편 내륙해인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터미널과 함께 세계 석유의 0.1%가 수출되는 곳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31일) 또 다른 드론이 노보로시스크에서 동쪽으로 65km 떨어진 일스키 정유소 안에 추락했다고 현지 당국자들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일스키 정유소는 이달 초에도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났던 곳입니다.
■ 벨고로드주에는 포격
전날(30일)에는 러시아 남서쪽 벨고로드 주에 있는 난민 수용소가 우크라이나군 포격을 받아 경비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고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 주지사가 발표했습니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수미주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글라트코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주민들이 체류하고 있는 난민 수용소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히고 "수용소 경비원이 숨지고 주민 2명이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포탄 3발이 떨어지면서 주거동과 행정동 건물의 지붕이 뚫리고 창문이 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벨고로드주는 앞서 28일부터 연이틀 우크라이나군의 집중 포격을 받았습니다.
이날을 포함해 이번 주 들어 세 차례 공격을 받았다는 게 현지 당국의 주장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 지역 마을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친러 행정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루한시크는 대부분 러시아군과 친러 무장 세력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 모스크바 드론 공격 이후 곳곳 공습
30일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규모 드론 공습이 단행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규모 공습...우크라이나 "공격 늘어날 것, 보기 즐겁다"
이날 오전 진행된 공습으로 시내 서쪽과 남서쪽 아파트들이 일부 손상되고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드론 25기가 공습에 동원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격해온 드론 5기를 요격하고 3기를 전자전으로 불능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공습의 배후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으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즉각 부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무인항공기) 공습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관해 강력하게 보복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경제 관련 전시회에서 “그들(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와 러시아 시민을 위협하고 주거 건물을 공격했다"면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두고 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모스크바 공습에 '초강력 보복' 예고...젤렌스키 향해 "우리가 뭘 할지 두고 보라"
■ '대반격' 방향 주목
이처럼 최근 러시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공습은 러시아를 몰아낼 '대반격'을 이번 주 개시하겠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힌 이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서기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고 러시아 점령군을 몰아낼 대대적인 공세가 "내일, 모레 또는 일주일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지난 27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몰아낼 대반격 이번 주 개시"..."잃을 수 없는 역사적 기회, 실수 용납 안돼"
같은 날(27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반격' 출정을 선언했습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날 "우리 것을 되찾을 시간"이라고 텔레그램에 적고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이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이 담긴 약 1분 짜리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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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3억 달러 추가 군수 지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총 3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군수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드론용 탄약이 추가된 지원 계획이 빠르면 31일 발표될 것"이라고 30일 VOA에 밝혔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패키지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배터리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지뢰 제거 장비, 대장갑탄, 야간 투시경, 그리고 소형 무기 탄약 약 3천만 발 등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항공 지원을 위해서는 주니(Zuni) 무유도 로켓과 AIM-7 레이더 유도 공대공 미사일, 어벤저 방공 시스템과 스팅어(Stinger)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포함됩니다.
■ 장거리 미사일 제공 가능성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미국에 지원을 요청해온 장거리 미사일 제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30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자들의 대화가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은 전날(29일) 진행된 문답으로, "에이태킴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때가 됐냐"는 질문에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답하는 장면입니다.
이같은 발언은 에이태킴스 지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에이태킴스는 미 육군전술미사일체계(ATACMS)로서, 하이마스로 발사되는 사거리 300km가량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입니다.
앞서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난색을 보여왔습니다.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을 받더라도, 러시아 본토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영국으로부터 '스톰 섀도' 장거리 미사일을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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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