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 다수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0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BC>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유권자 8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70%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 안된다고 답했다. 출마해도 괜찮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반대한다는 응답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86%, 무당층에서 66%로 집계됐는데, 민주당 지지층의 57%도 출마를 반대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하면 안되는 주요 이유로 나이 문제가 꼽혔다. 바이든의 출마를 반대한다는 응답자 중 47%는 그의 나이를 이유로 들었고, 민주당 지지층 중 61%도 이 부분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80세를 넘기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자로 기록됐다. 이에 그가 말실수를 하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을 두고 보수진영에서는 치매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이와 함께 건강 문제가 바이든을 공격하는 주요 소재로 사용될 정도였다.
이같은 공세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주요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 내년 초에 그가 대선 출마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에는 지난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당시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결과가 나왔고, 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도 백중세를 기록하면서 바이든은 '대통령의 무덤' 으로 불리는 중간선거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들이 돌풍은 커녕 상당수가 낙선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층의 88%, 무당층 지지자의 61%가 트럼프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공화당 지지층의 37%만이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단단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로 나이 문제를 답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6세로 바이든 대통령 및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로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1%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로 집계됐다. 10월 같은 조사에서 지지한다는 응답이 46%,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0%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하락 추세를 보인 셈이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지지율은 10월 40%에서 2% 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14%만이 미국 경제가 괜찮다고 답했는데, 이는 같은 조사에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런데 미국 방송 <CNN>이 이달 1~7일 동안 18세 이상 성인 1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0월보다 5% 포인트 상승한 46%로 나타나면서 <CNBC>와 다소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월 59%에서 54%로 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