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 폭이 적절한 지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종금리는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앞서 Fed는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3.0~3.25%에서 3.75~4.0%로, 75bp(1bp-0.7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부터 6회 연속이자, 4번째 75bp 인상으로 기록됐다. Fed의 연속된 긴축 및 침체 우려로 S&P500지수는 올 들어 20%가량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some ways to go)”며 “한동안 지금과 같은 제한적인 입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회의(12월14일) 때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차기 FOMC에선 50bp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라는 게 월가의 해석이다.
그는 “미국 경제가 작년부터 심각한 수준으로 둔화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한참 벗어나고 있고 내려올 기미도 없다”고 단언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연착륙 확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릴 수록 연착륙을 기대하기가 점차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침체가 올지 여부는 누구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수준에 대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다만 어느 시점이 되면 금리 인상 폭을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장중 ‘비둘기 신호가 나왔다’며 반색한 대목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섣부른 금리 정책 선회(피봇) 전망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금리 인상 중단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상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Fed가 이날 기준금리를 또 다시 75bp 올린 건 탄탄한 고용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매파적 목소리를 내온 배경으로는 '탄탄한 고용'이 첫 번째로 꼽힌다. 9월 기준 실업률은 3.5%로 역대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이날 나온 ADP 민간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고용은 지난달보다 23만9000명 늘어났다. 월가 예상치(19만5000명)를 웃돌았다.
10월의 임금상승률이 7.7%(작년 동기 대비), 전달 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Fed 역시 성명서에서 “최근 수 개월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견조했고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걸 75bp 인상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을 장기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선 기준금리 전망을 지속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다만 “향후 들어오는 정보를 계속 주시하면서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고용 지표 결과에 따라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Fed의 정책 방향 선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파월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하락 반전했다. /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