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덕천서원, 스러져가는 것의 품격
거창읍 망덕산 기슭, 서원 호숫가 벚꽃 자생지 흐드러지게 핀 거창 덕천서원 벚꽃. 미인박명은 벚꽃을 두고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도가 지나치게 아름다워, 비나 바람이 시기하여 그토록 빨리 지는 것인지 모른다. 벚꽃의 백미는 낙화다. 이토록 격조 있는 황홀한 몰락은 어떤 미인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의 미학이다. 봄꽃 구경의 첫 손가락에 벚꽃을 꼽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행여 경남 거창을 찾았다면, 마음 단속을 단단히 해야 한다. 곳곳에 화사하게 핀 절세미인의 유혹에, 외통수 연애에 빠져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두산 산행은 벚꽃으로 마무리해야 해피엔딩이다. 거창엔 벚나무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덕천서원을 추천할 만하다. 우두산에서 20km 떨어진 덕천서원은 거창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다. 장점이라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