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상봉했을 때의 위바오바오. 더스타 캡처
납치된 지 34년 만에 가족과 재회한 중국 남성이 1년 만에 가족과 다시 결별을 선언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바오바오(郁豹豹·37)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국 돈 때문에 34년 만에 만난 친가족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다.
위바오바오는 중국 쓰촨(四川)성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서 두살 때 유괴됐다. 지난해 9월 친가족을 만나 본명을 찾을 때까지 34년 동안 ‘리창’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허난(河南) 성의 한 부유한 가정이 돈을 주고 인신매매범들로부터 그를 사들였지만 잘 대하지 않고 자주 때렸다고 한다. 그들은 리창이 11세 때 다른 가정으로 보냈다.
새로운 곳에서 지내던 그는 19세가 된 후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 등에서 배달 기사로 일했다.
친가족을 찾기 위해 하루도 멈추지 않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경찰로부터 "유전자가 일치하는 가족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해당 사연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저장(浙江)성에 있는 의류 제조업체 등 일부 회사는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이 가족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후 이혼한 친부모의 요구로 빚에 허덕이던 두 동생을 도우라는 요청을 받은 위바오바오는 결국 온라인 판매 사업을 동생들과 함께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부모의 설득에 따라 총 수입의 60%를 동생들에게 나눠줬다.
위바오바오와 가족들은 첫 번째 라이브 스트리밍 세션에서 47만 위안(약 9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약속한 돈을 모두 송금했지만 동생은 "수입 중 자신의 몫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그의 형제들은 무례하게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들이 호의를 베풀어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망언을 하기도 했다.
형제 중 한 명은 그를 ‘양성’이라며 과거 입양됐을 당시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돈 문제로 다툰 후에는 때리겠다고 위협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바오바오는 "어머니가 다른 두 아들과 차별하는 것을 느끼고 진심으로 실망했다"며 "가족들은 내게 돈을 더 달라고 계속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그는 가족들과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차단했다. 그는 "여전히 어머니가 그립지만 가족들과 결코 화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바오바오는 "삶을 비참하게 만든 인신매매범을 찾아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싶다"고 전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