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보도 ‘스펀지폭탄’ 이해 돕는 화학 실험 영상 보니
실험용 드럼통에 담긴 화학물질이 ‘펑’하고 터지더니 순식간에 원재료의 수백~수천배로 팽창한 거품이 통 밖으로 와르르 넘쳐 흘렀다. 곁에 서 있던 이들은 거품에 파묻힐세라 부리나케 도망갔다. 이 거품은 서서히 결정체로 굳었다. 이와 비슷한 원리의 ‘스펀지 폭탄’을 하마스가 매복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지하 땅굴에서 이스라엘군이 예고 없이 터뜨리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27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매체 ‘세람비뉴스’가 스펀지 폭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와 화학적 원리나 작동 양상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험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스펀지 폭탄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만든 지하 땅굴의 입구나 틈새를 봉쇄하는 데 사용할 화학 폭탄을 시험해왔다는 소식을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하면서다. 지난 2021년 이스라엘군이 가자 국경 근처 체엘림 군 기지 모의터널에 이를 실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아직 정식으로 스펀지 폭탄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일부 외신 매체는 스펀지 폭탄의 작동 양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같은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공터 한 가운데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드럼통이 설치돼있다. 드럼통에 무언가를 쏟아부을 수 있는 장치도 함께 설치됐다. 장치를 통해 이 드럼통에 다른 화학 물질을 들이부어 섞이는 순간 삽시간에 폭탄이 터지듯 푸른색 거품이 생성, 폭발적으로 부풀어오르면서 드럼통 밖으로 흘러넘쳤다. 그 거품이 생성되는 양과 속도는 어마어마해 수초만에 공터를 가득 메워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이 거품 폭탄의 위력에 놀란 실험 관계자들은 부리나케 거품을 피해 도망쳤지만 일부는 거품에 닿기도 한 모습이다. 한 사람은 피할 곳이 없어 근처 건물의 지붕 끝을 잡고 올라타려고도 한다.
이스라엘군이 개발 중인 스펀지 폭탄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무기화·소형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의 스펀지 폭탄은 플라스틱 용기로 만든 특수 장치에 금속 칸막이로 두 액체(화학물질)를 분리해뒀는데, 이 금속 칸막이를 제거해 던지면 순식간에 액체들이 혼합되며 거품을 폭발시켜 급속히 팽창해 굳어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비록 살상 능력은 없는 ‘폭탄’이지만, 이렇게 땅굴 입구나 틈새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폭탄은 취급법이 까다로워 일부 이스라엘 병사들이 시력을 잃기도 했다고 한다.
이 폭탄이 위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지하 땅굴에 매복해있는 하마스가 공격할 틈새를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자 지구 전역에 깊이 50~60m 지하에 설치돼 있는 공략 불가의 요새인 이 땅굴은 높이 1.5~1.8m, 너비 약 80㎝로, 총길이 5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서 미리 제조된 콘크리트벽과 천장으로 구축됐으며, 웬만한 폭탄은 충분히 견뎌낸다. 하마스는 땅굴 곳곳에 수일을 버틸 수 있는 무기와 식량, 각종 장비를 저장해뒀으며, 이스라엘 인질 중 일부를 데리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이스라엘군은 땅굴 공략을 위해 지상·공중 센서, 지표 투과 레이더, 특수 시추 시스템을 갖춘 터널 정찰 부대를 운용하며, 지하의 극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수 투시경과 무전기를 개발했다. 폭발물을 장착해 터뜨릴 수 있는 바퀴가 달린 소형 드론 ‘아이리스(IRIS)’와 군인이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소형 전술 지상 로봇(MTGR)도 개발돼 전력에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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