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시절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자발적으로 특검의 신문을 받았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였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가 내년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부의 편중이 심화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특검의 신문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9일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기밀문서 유출 혐의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특검의 신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특검의 신문을 받았죠?
기자) 이언 샘스 백악관 감독·조사 담당 대변인은 이날(9일)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에서 8일 백악관에서 특검의 신문을 받았고, 관련 신문은 9일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샘스 대변인은 "처음부터 말했듯이 대통령과 백악관은 관련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이 수사의 온전함을 보호하고 준수하는 선에서 최대한 투명한 방식으로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은 특검의 신문 일정에 대해 "그런 요청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미 'ABC' 방송은 몇 주 전 일정이 잡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밀문서 유출 혐의는 어떤 내용이죠?
기자) 이와 관련해서 올해 초 첫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작년 11월 2일,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이 워싱턴 D.C.에 있는 ‘펜·바이든 외교국제참여센터’의 개인 사무실을 비우기 위해 짐을 싸던 중 기밀문서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이들 문서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자료들로, 부통령 임기가 끝난 뒤 발견된 건데요. 10건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외에도 또 기밀문서가 발견됐죠?
기자) 맞습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자택 차고와 차고에 붙어 있는 방에서 기밀문서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리처드 사우버 대통령 특별법률고문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이 델라웨어주에 있는 자택을 수색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두 합하면 기밀문서 표식이 있는 문서는 모두 25건입니다.
진행자) 당시 발견된 기밀문서는 어떤 것들이었죠?
기자) 우크라이나와 이란, 영국 등과 관련한 미 정보당국의 메모와 브리핑 관련 서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이런 기밀문서가 자신의 사무실과 자택 등에서 발견된 것에 매우 놀랐다며, 기밀문서가 거기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특검은 누구죠?
기자) 로버트 허 전 연방 검사입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지난 1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허 전 검사를 특검으로 임명했습니다. 한국계인 허 특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메릴랜드 연방 검찰청 검사장을 지냈습니다.
진행자) 특검 임명 뒤 약 9개월 만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특검의 신문을 받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미 언론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온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거의 마지막 단계로 대통령 신문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A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특검의 사건 조사 보고서 작성이 올해 말에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밀문서 유출 혐의가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받은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의 자택 압수수색까지 이뤄졌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여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별장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첫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었습니다. 수사당국의 조사 후 남부 플로리다 연방대배심은 지난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기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모두 37개에 달하는데요, 재판은 오는 5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자택에서 기밀문서가 발견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재직했던 펜스 전 부통령의 인디애나 자택에서 지난 1월 기밀문서 10여 건이 발견됐는데요.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의 변호인 측은 발견된 기밀문서를 모두 FBI에 반납했다고 밝혔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은 자택에 있던 기밀문서의 존재를 몰랐다면서도 기밀문서 처리에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법무부는 펜스 전 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해 형사 기소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은 2024 대선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대선 출마 선언이 추가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가 9일 2024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원래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지난 4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발표했었는데요, 당시 발표를 철회하고 이날(9일) 전격 무소속 출마를 알렸습니다.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가문의 일원인데요. 아버지는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고요. 큰 아버지가 바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입니다.
진행자) 대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보겠습니다.
기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9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무소속 출마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항이나 호텔, 거리 등 사람들은 어디서나 나를 멈춰 세웠다"며 "이들은 내게 이 나라는 역사적 변화에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또 "미래에 대한 믿음과 서로에 대한 존중을 빼앗는 부패의 폭정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가 어떤 인물인지 간단하게 알아볼까요?
기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는 명문 하버드대를 졸업했고요. 환경 분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당시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반대운동을 펼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의 선거자금 모금도 상당하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를 지지하는 후원단체(슈퍼팩)인 '아메리칸 밸류스 2024'는 1천7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후원금이 1천만 달러 이상 더 들어올 것으로 이 단체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의 출마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나요?
기자) 흥미롭게도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한 쪽이 아닌 양측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일가가 민주당에서 워낙 상징성을 갖는 만큼, 그의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고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백신 접종 반대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지지를 얻는 모습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과 제휴한 미네소타주 민주농부노동당(DFL) 켄 마틴 의장은 "그의 이름 빼고 그가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그가 "케네디 일가 유산에 있어서 불명예"라고 비난했습니다. 찰스 윌슨 민주당 워싱턴 D.C. 지부장은 이번 대선은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접전이 될 것"이라며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의 무소속 출마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어떤 입장이 나왔죠?
기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로나 맥대니얼 위원장은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를 가리켜 "무소속의 옷을 입은 민주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적인 진보주의 엘리트로, 유권자들이 이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케리 케네디와 로리 케네디, 조지프 케네디 2세 등 케네디 일가는 성명을 내고 그의 이번 무소속 출마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케네디라는 이름은 공유하고 있지만 같은 가치와 비전, 혹은 판단은 공유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리고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의 3자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죠?
기자) 네,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는데요.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3%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31%와 접전 양상을 보였고요.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에 대한 지지율은 14%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빈부 격차가 더 심화했다고요?
기자) 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부유한 미국인은 상대적으로 더 부유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상위 1% 가정의 순자산이 지난 6월 말 기준 비중은 26.5%인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팬데믹 전인 2019년 이후 약 1.5%P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버드대학교의 캐런 다이넌 경제학 교수는 상위 1% 가정의 순자산은 팬데믹 기간 40% 이상 늘어났고, 소득 백분위 80에서 99번째에 속하는 가정은 3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득 백분위란 소득분배지표 단위로, 간단히 말해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상위 소득을 뜻합니다.
진행자) 연방 센서스국에서도 비슷한 통계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연방 센서스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상위 5% 소득이 23%에서 23.5%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상위 최고 소득자가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었던 1980년대의 소득 편중 추세가 확장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전체 부의 가계 소득별 지분율 변화를 연도별로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요, 최고 소득 5%는 1980년대를 기점으로 점점 더 높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소득 백분위 60번째에서 하위 20%의 그룹의 순자산 비중은 완만하지만, 하향선을 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가계 순자산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올해 미국의 가계 순자산은 2분기 기준 약 154조 달러입니다. 순자산이라는 것은 소유하고 있는 것에서 빚지고 있는 것을 제외한 순수한 재산을 뜻하는데요. 최근 미국 가계 순자산의 변화를 보면, 팬데믹 기간 정부의 재정 대응으로 주가와 부동산 가치, 가계 저축이 증가하면서 미국 가계 순자산이 2022년 초까지 약 153조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연준의 고금리 통화정책으로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약 8조 달러 가까이 감소했었는데요. 올해 다시 반등해 154조 달러를 기록한 겁니다.
진행자) 소득 기준 하위 계층의 순자산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소득 기준 하위 계층의 순자산도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늘어나긴 했습니다. 먼저 하위 소득 40%는 지난 몇 년간 순자산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는데요. 미국 전체 가계의 부의 비중으로 보면 여전히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또 하위 소득 20%의 순자산은 지난 2019년 3조3천억 달러에서 지난 2분기 말 4조 2천억 달러로 27%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부의 비중을 따지면, 해당 기간 7%에서 6.7%로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팬데믹 기간,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소득이 낮은 계층도 가계 순자산이 증가한 건데요.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기자) 지난 몇 년간, 근로자 및 구직자와 회사 간 힘의 균형을 나타내는 ‘노동 레버리지(지렛대)’가 근로자 및 구직자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즉,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근로자나 구직자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뜻인데요. 팬데믹 기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숙련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기업들은 두 자릿수까지 임금 인상을 제안하면서 직원을 찾았습니다. 그러니까 저소득 가정과 학력이 낮은 근로자들도 이전보다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고소득층과 하위소득층 모두 순자산은 늘어났지만, 부의 전체 지분율로 보면 빈부 격차는 좀 더 벌어진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엘리스 굴드 수석 경제학자는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굴드 경제학자는 소득 계층에 따라 나뉘는 부의 전체 지분율이 중요하다며, 근로자와 구직자의 협상력이 높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한 협상력이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진행자) 바로 답을 내놓기에는 어려운 질문 같은데요. 굴드 경제학자가 어떤 뜻으로 이런 질문을 한 건가요?
기자) 근로자와 구직자가 노동시장에서 협상력을 손에 쥐고 있어도, 부의 분배가 중산층이 아니라 상위 5%에 집중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의 순이익(profit)이 증가해서 최고 소득 5%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가계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몫이 올라갔다면, 하위 계층을 위한 임금도 훨씬 더 나아야 한다는 건데요. 굴드 경제학자는 전체 부의 지분율을 고려할 때, 이번에 발표된 최신 자료는 노동 문제를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실제로 이런 부의 분배 문제는 최근 계속되는 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는데요. 현재 UAW는 임금 40%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업체 측은 이러한 임금 인상 요구가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부유하지 않은 가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하버드대학교 다이넌 교수는 불안정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연준이 더 강경한 통화정책을 이어가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가정에 더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이넌 교수는 이어 공급 부족으로 인플레이션 측면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연준이 긴축정책을 이어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