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주현욱
흔히 자신의 행동이 진상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손님이 가장 진상이라고들 한다. 이 정도는 권리라며 우기는 이들도 있다. 과연 나는?
‘이럴 거면 더치페이를 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함께 동행한 사람끼리 서로 밥값을 내겠다며 직원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직원의 손에는 이 손님의 카드가 쥐어졌다 저 손님의 카드가 쥐어졌다를 반복한다. 그들 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다리는가 하면, 또 어떤 손님들의 경우 직원에게 카드 하나를 골라 달라며 부담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선택된 카드의 주인은 싸늘한 표정을 짓고 밖을 나선다. 이럴 때면 마치 인간이 아닌 카드리더기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직원들이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유형 중 하나다. 간혹 예약 시간을 어기거나 늦는 한 명 때문에 여러 명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병원은 물론, 레스토랑과 호텔 등 예약 시간이 정해져 있는 모든 서비스 업종에서는 다음 손님을 위해 예약 시간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에서는 예약을 어겨도, 예약 시간에 늦더라도 손님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심지어 예약금을 받지도, 위약금을 물리지 않는 곳도 많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것과 같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예약 시간에 늦거나 아예 오지 않는 노쇼 손님 때문에 고충을 겪기도 하지만, 반대로 예약 시간보다 한참 일찍 와서 자리 없냐며 불친절한 태도로 직원에게 불쾌함을 주는 유형도 있다. 이런 경우 직원이 안 되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해도 도통 듣지 않는다. 주로 혼자 오는 경우보단 둘 이상의 단체 손님일 때 해당되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인 걸 알면서 막무가내로 자리를 내놓으라는 식이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바로 클레임을 걸어 담당 직원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이 몰려올 정도로 비싸지 않은, 가성비 좋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 있다. 그러다 보니 돈은 아끼면서 분위기를 내보려는 손님들이 온다. 저렴하면서 좋은 걸 찾는 건 인간의 본성이니 괜찮다. 문제는 일부 손님들이 고급 대우를 받으려 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입구부터 퉁명스럽고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불만을 표출한다. 그리고 그 불만은 보통 직원들을 향한다. 겉으론 기품을 지키는 척, 몸에 직원을 하대하는 태도가 배어있는 손님은 인성부터 저렴한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웨이팅을 각오해야 하는 음식점에 갔다. 정상적이라면 직원은 차례대로 손님의 주문을 도와주어야 하고, 손님도 역시 차례대로 주문한 음식을 건네받아야 한다. 하지만 다른 손님들이 줄을 서있는데도 새치기를 하거나, 주문 후에 자신의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재촉하는 손님이 있다. 굳이 줄을 서달라고 재차 말을 해야 그제서야 줄을 선다. 직원 입장에서 제 순서가 아닌 손님이 자꾸만 재촉하면 신경 쓰이고 곤란하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다른 손님들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원하는 물건 혹은 음식에 대한 값을 지불하고 그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알뜰하게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계산을 한 뒤에 포인트 적립에 현금영수증 가능 여부를 물어보며 직원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계산을 위해 뒤에 줄을 선 손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따져 물으며, 왜 안 되냐 짜증까지 내는 손님을 마주할 때도 있다. 직원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지, 손님이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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