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서두르기 위해 기존에 약속한 주력 에이브럼스 탱크의 M1A2 모델 대신 M1A1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해 M1A1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올 가을까지 신속히 납품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더 빨리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이 계획을 조정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미국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최신형 M1A2 모델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계획을 바꿔 보내기로 한 M1A1은 M1A2보다 구형입니다.
다만 M1A1에서 최신형에 뒤쳐질 만한 부분을 보완한 M1A1 'SA' 개량형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 "중요한 전투 능력 더 신속히"
이같은 결정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과 관련한 시간적 요소가 고려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신속하게 탱크를 지원해달라고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거듭 요청해왔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계획 변경 배경에 관해 "이번 결정은 중요한 전투 능력을 우크라이나에 더 신속히 넘겨주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1A2는 모두 새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공급까지 최소 1년에서 2년까지 걸립니다.
또한 첨단 기능을 숙련하기 위한 운용 훈련 기간도 깁니다. M1A2는 기존 모델과 달리 차체 통제 장치가 디지털화돼 있고, 포탑에는 신형 표적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M1A1의 경우 운용 훈련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재고도 있어 신속하게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M1A1 SA는 우크라이나군이 주로 쓰는 탱크와 같이 디젤 연료로 가동할 수 있어 당장 운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미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 레오파르트2·챌린저2 등도 공급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가 격렬한 상태로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탱크와 전투기 등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레오파르트2 탱크 10대 추가 지원, 우크라이나 전차 중대 구성 가능...러시아 '포로 처형' 영상 파문
앞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레오파르트2 탱크 4대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후 10대를 더해 14대 약속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전차 중대 1개 규모를 완성시켰습니다.
영국은 챌린저2 탱크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독일은 레오파르트2 탱크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인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레오파르트2 제조국인 독일의 경우, 협력국가들이 보유한 같은 기종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독일은 이후 자체 지원 계획 물량을 18대로 확대했습니다.
협력국 포르투갈, 스웨덴의 물량을 더하면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탱크는 31대에 이르러, 1개 대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애리조나에 데려와 F-16 전투기 운용에 관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 미국서 시뮬레이션 훈련 중...F-16 전투기 지원하나
■ 미군, 폴란드에 5군단 전방 사령부 설치
이런 가운데, 미군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 첫 상설 주둔지를 설치했습니다.
미 육군은 21일 폴란드 서부 포즈난에 있는 캠프 코시우스코에서 5군단 전방 사령부(V Corps Headquarters (Forward)) 출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5군단은 미 육군의 유럽 일대 작전을 관할하는 조직입니다.
5군단 사령부는 켄터키주 포트녹스에 있고, 그동안 폴란드 포즈난에 현장 지휘부를 둔 채 병력을 순환 배치해왔습니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3월, 포트녹스 등지에 남은 사령부 인원을 독일 안스바흐에 파견한 바 있습니다.
이제 5군단 폴란드에 전방 사령부를 두게 되면서, 폴란드 전역과 주변 지역에서 근무하는 1만명 넘는 미군에게 지원 업무 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4천 명 가량의 순환 병력과 2천500여 명 훈련 인원 등도 전방 사령부가 관리할 것이라고 미 육군 공보실이 22일 밝혔습니다.
■ 순환 병력과 훈련 인원도 관리
새로 설치된 사령부에는 장병 13명과 민간인 직원 140명이 상주하면서 관련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날(21일) 미 육군 5군단 전방 사령부 출범 행사에는 마크 브레진스키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앞서 5군단 고위 관계자는 VOA와의 통화에서 "(폴란드에 전방 사령부를 두는 것은) 2차 대전 이후 미군 유럽 활동 역사에서 획기적인 일로 평가할 만 한다"고 밝히고 "상징적 주둔이 아닌 실제적인 억지력으로 활동할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미, 중-러 정상회담 평가 절하
미국은 21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 회담 결과를 평가 절하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가 철군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규칙을 규정한 유엔 헌장을 따르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방법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병원과 학교,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부터 중단하는 것이 적대 행위 장기화를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식 회담에서, 대러 독자제재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책임있는 대화'를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시진핑-푸틴 공동성명 "모든 독자제재 반대"...시 "불길에 기름 붓지 말아야" 푸틴 "위기 해결 제안 깊이 연구"
■ 러시아군, 크이우 인근 드론 공습
22일 새벽 러시아군의 자폭용 무인항공기(드론)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을 공습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발표했습니다.
이날 공습으크이우 남부 르지시치우에서 고등학교 1곳과 기숙사 2곳이 부분적으로 파괴됐다고 현지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기숙사 5층 잔해에서 40세 남성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20명 이상이 입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밖에 다수가 실종 상태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띄운 무인기 21대 가운데 16대를 격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의 드론 공습은 중서부 흐멜니츠키주에서도 진행됐습니다.
■ IMF 156억 달러 대출
한편 우크라이나 재무부는 22일, 재정 강화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156억 달러 대출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IMF 측도 전날(21일) 성명을 통해, 관련 대출에 실무 차원에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IMF는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개혁 노력을 뒷받침해줄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