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광란의 시대, 망조를 불러오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재난의 시대에 개싸움하는 세계의 추태뉴스에 질려 오늘은 좀 색다른 영화 소식을 올려봅니다. 멋진 주말 기분 좋게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넷플릭스 영화 ‘유어 플레이스 오어 마인’
가까운 사이로 생각했던 사람이 매우 멀게 느껴질 때가 있는 반면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2월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유어 플레이스 오어 마인(Your Place or Mine)은 20년 동안 친구로 지내온 두 남녀가 서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꿈과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마음을 발견한다는 다소 뻔한 스토리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소통방법은 재미와 의미가 있다.
LA에 있는 싱글맘 데비(리즈 위더스푼 분)는 홀로 아들 잭을 키우면서 정해진 루틴대로 살고 있다. 반면에 뉴욕에서 위기관리 전문가로 지내는 피터(에쉬튼 거쳐 분)는 매번 여자 친구를 바꿔가며 싱글 라이프로 변화무쌍한 삶을 즐긴다. 대학 시절부터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매일 전화하는 20년 지기 절친이다. 그러다가 데비가 승진을 위해 일주일 동안 뉴욕에 가게 되자, 피터는 데비가 뉴욕의 자신의 집에 지내고 대신 자신이 LA에서 잭을 돌봐주겠다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일주일 동안 서로의 집에서 상대방의 그동안 몰랐던 삶을 엿보게 된다.
영화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을 다룬다. 현대사회를 독신자 사회라고도 부르는데 영화 ‘유어플레이스 오어 마인’은 다양한 싱글들이 등장해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독서광이었던 데비는 자신의 원래 적성보다는 더 큰 수입을 보장되는 회계사를 선택해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싱글맘이다. 그리고 피터는 뉴욕에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굉장히 성공한 샐러리맨이지만 마음은 늘 공허하고 외로운 싱글이다. 싱글맘과 독신남의 등장, 영화는 이제는 평범한 삶이 된 독신자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삶에 있어 사소한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도 보여준다.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모습, 그들은 정반대의 성향으로 결혼하지 못한 채 20년간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그러다가 둘은 장소를 바꿔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서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과 상대에 대한 마음을 알아간다.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두 사람이 얼마나 아끼고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지를 충분히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또한 자신의 꿈과 적성을 찾는 계기가 된다. 책을 좋아하는 데비는 독립출판사의 편집자 취업을 하고 피터는 작가로 데뷔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잠깐의 변화는 삶을 환기시키며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영화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크루엘라’ 등의 각본을 집필한 여성 작가 엘라인 브로쉬 멕켄나의 영화감독 데뷔작으로 전작에 비해 다소 무난한 스토리다. 그러나 다소 평범한 이야기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 리즈 위더스푼과 애쉬튼 커쳐가 만나 특별함을 만들어낸다. ‘금발이 너무해’부터 ‘디스 민즈 워’까지 등 한때 로맨틱 코미디를 주름잡았던 배우가 익숙함과 사랑 사이에 고민하는 중년 의 현실적인 로맨스를 그렸다.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현대인의 삶의 형태는 크게 변하고 있다. 이혼으로 인해 싱글 맘이 늘어나고 있으며 결혼하지 않는 남성 독신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결혼 관행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유어 플레이스 오어 마인’은 화려하지만 외로운 독신남의 생활과 직장과 육아로 바쁜 싱글맘의 삶을 엿보게 하면서 동시에 친구 사이보다 사랑하는 관계가 현대인의 안식처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 데스크 (desk@dailian.co.kr)
양경미 /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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