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왕자, 자서전에 "형 윌리엄이 날 때려눕혔다" 폭로

英 해리왕자, 자서전에 "형 윌리엄이 날 때려눕혔다" 폭로

 

글 :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다음주 해리왕자 자서전 '스페어' 발간 예정

해리 왕자, 아내 메건 두고 왕세자 윌리엄이랑 말싸움

지난해 9월 10일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해리 왕자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모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윈저성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AP/뉴시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가 형인 윌리엄 왕세자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다음 주에 발간될 예정인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Spare)를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이 폭행 사건은 2019년 해리 왕자가 당시 거주하던 런던 켄싱턴궁 내 노팅엄 코티지에서 윌리엄 왕세자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발생했다.

 

당시 윌리엄 왕세자가 해리 왕자의 부인인 메건 마클이 "성미가 까다롭고 무례하며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고 비난하자 해리 왕자는 형이 언론에 나오는 얘기만 따라하고 있다며 형은 더 나은 사람이길 기대했다고 맞받아쳤다.

 

서로 모욕하는 발언이 오간 후 윌리엄 왕세자는 "널 도우려고 한 거다"라고 항변했고, 해리 왕자 "나를 도와주는 거라고?"라고 따지면서 윌리엄 왕세자는 격분했다고 한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에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형은 내 옷깃을 잡고 목걸이를 잡아채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등 아래로 개 밥그릇이 깨지고 파편에 몸이 찔렸다. 정신이 멍해서 한동안 바닥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형에게 나가라고 했다"고 묘사했다. 자서전에는 윌리엄 왕세자가 나가다가 돌아와서 사과를 했지만 마클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쓰여 있다.

 

해리 왕자가 부인에게 말한 것은 나중에 그녀가 등에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는 걸 본 후였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마클이 얘기를 듣고 놀라거나 분노하기 보다 서글퍼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상담치료사에게 상담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가디언은 해리 왕자의 이번 자서전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인생에 대한 원망 등의 내용과 그의 어린 시절부터 메건과의 연애사까지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자서전의 제목은 장남은 지위와 권력과 재산을 이어받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한 예비 대용"이라는 뜻의 왕가와 귀족 집안의 차남을 가리키는 표현에서 따왔다.

 

해리 왕자의 대필 자서전은 10일 나올 예정이며, 이틀 전인 8일에는 영국 ITV와 미국 CBS에서 인터뷰가 방영된다.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은 2018년 결혼했지만 영국 왕실과의 불화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들 부부는 영국 왕실을 떠나며 2020년 4월부터 왕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공식 활동 의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2021년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이번 자서전 등 책 4권을 2000만달러(255억원)에 출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2021년 초에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왕실 내 인종차별 등에 관해 폭로했다. 작년 12월에는 넷플릭스에서 6부작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현재 왕실은 해리 왕자 부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