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찾아서(제61화 : 판셈)
우리말을 찾아서(제61화 : 판셈)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구를 찾아 이쁜이도 금순이도 밤 봇짐을 쌌다네. 어렸을 때 자주 불렀던 노래의 한 구절이다. 우리의 누나이자 여동생인 이쁜이와 금순이는 그 지긋지긋한 시골의 가난을 벗어 보고자 부모 몰래 야간 삼등열차를 타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로 서울로 향하였지만,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그네들이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공장여공, 차장, 식모살이 등등 몇 가지 일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골에 남아 있는 또 다른 이쁜이와 금순이는 먼저 서울로 간 이쁜이와 금순이를 동경하여 자기도 언젠가는 서울로 갈 것을 꿈꾸며 기회를 엿보다가 또 어느 날 부모 몰래 밤 봇짐을 싸서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