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이 겨울에 얼지 않는 비결은?
솔잎이 겨울에 얼지 않는 비결은? 살을 에는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초본(草本)들은 죄다 풀빛을 잃었고, 나무도 잎사귀를 모두 떨어버려 나목(裸木)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땡땡 얼어 죽어 나자빠질 것 같으나 끈질기게 추위를 버티고 있는 저 나무들이다. 모질고 질긴 삶이라 하겠다. 한데 독야청청(獨也靑靑) 송죽(松竹)은 백설(白雪)을 즐기며 짙푸르기만 하다. 솔과 대는 어찌하여 겨우내 얼어 죽지 않고 만취(晩翠)를 저렇게 뽐낼 수가 있단 말인가. 한편 땅 속의 뱀, 개구리는 말할 것 없고 강물의 물고기도 몸서리치는 겨울나기에 진력(盡力)하겠지. 냉방에서 잠 못이루는 늙고 병든 사람들, 훈련병의 귀때기는 얼마나 시리고 아릴까. 겨울나기는 생물들에게 죽살이(生死)치는, 정녕 심각한 일이다. 저렇게 몇 달을 지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