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호지물(玩好之物)보다 독서(讀書)에 미친 활자중독자(活字中毒者)
완호지물(玩好之物)보다 독서(讀書)에 미친 활자중독자(活字中毒者) 독서에 관한 편력(遍歷)을 말할라치면 책을 몇 권 정도는 무난히 쓸 것 같다. 어려서부터 나는 책벌레로 소문났었다. 여섯 살에 누나에게서 글자를 익히고 여덟 살에는 긴 문장도 줄줄 내리읽었다. 그래서 신문지(新聞紙)나 휘보(彙報)에 박힌 활자(活字)를 닥치는 대로 읽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책을 어찌나 좋아했던지 아직 글을 모르는 유아기(乳兒期)에도 책 읽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아마 내게 있어서 책보다 더 좋은 장난감은 없었나 보다. 소학교에 입학 전부터 나는 부모에게 과자보다 그림책을 사 달라고 더 졸랐다고 한다. 나의 괴벽을 잘 알고 계신 부모와 누나는 시내로 일 보러 갈 적마다 일부러 서점에 들러서 만화책(漫畫冊)을 사다 주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