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 자리싸움… 화학무기도 쓴다
식물들 자리싸움… 화학무기도 쓴다 금년에도 봄이 시작되면서 공연스레 마음이 설레고 발길이 바빠졌다. ‘뒤꼍의 텃밭을 일궈서 남새라도 좀 뜯어먹자’는 심보이겠으나 실은 깡촌놈의 피는 못 속여서, 뭔가 심어 키워야 하는 사육본능(飼育本能)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흙살 찌우겠다고 산자락의 덤불에서 낙엽을 긁고, 소나무 삭정이를 꺾으며, 상수리 떡갈나무의 도토리 깍정이까지 모아와 불 질러 재를 받아 밭두렁에 흩뿌린다. 밭에 씨를 아무나 뿌리는가. 해 보지 않은 일은 언제나 서툴다. 소밀(疏密·성김과 빽빽함)에 대한 감각이 둔해서 배게 아니면 듬성듬성 뿌리기 일쑤다. 언젠가 지나가면서 던진 어느 아주머니 말처럼 “봄 채소는 큰 놈부터 솎아먹고 가을 것은 잔 놈을 빼먹는다”는데, 때가 되면 솎아내어 끼리끼리 간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