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와 세균의 ‘끝없는 전쟁’
항생제와 세균의 ‘끝없는 전쟁’ “이것 참 재미있는 걸!” 1928년 9월 23일, 한 달 넘게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플레밍(A. Fleming)이 탄성을 내질렀다. 화농균과 포도상구균 등 고름 세균을 실험하던 배양접시 하나가 ‘사고’를 친 것. 휴가 가느라 아무렇게나 처박아둔, 뚜껑 열린 배양접시에 같은 건물의 다른 층에서 키우던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tatum)의 홀씨(포자)가 바람을 타고 사뿐히 날아앉은 것이다. 세균끼리는 물론이고 세균과 곰팡이, 곰팡이와 곰팡이 사이에서도 죽살이치는 다툼이 있는지라 문제의 배양접시에 날아든 푸른곰팡이는 거기 있던 화농균을 죽였다. 푸른곰팡이가 분비한 항생제(antibiotics), 즉 페니실린(penicillin)이 화농균을 자라지 못하게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