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캡처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에서 지난 17일 체포된 북한군이라고 공개한 동영상. 사진 텔레그램, rfa 캡처
우크라·러시아 양측 심리전 나선듯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소셜미디어(SNS)에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과 사진들이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북한국을 활용해 심리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램 채널 ‘КНДР’은 최근 사진 2장을 올리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훈련 중 사용하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 방탄복에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반씩 그려진 표식이 부착돼 있고, 한글로 ‘김일성’이라고 적힌 이름표가 붙어있다. 소총도 보이는데 관련해 이 채널은 "(북한군에게) 러시아제 AK-12 소총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며 탄창에는 5.45mm 구경의 실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진짜가 아니라 취미용 레플리카(복제품)로 보인다"며 "김일성이라는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면 목이 날아간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도 자신을 북한군 병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러시아에서 보급받은 군복과 무기를 소개하는 영상이 퍼졌지만, 이 역시 진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또한,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Exilenova+)에는 ‘체포된 북한군 영상’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영상 속 남성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있다. 부대 표식이나 이름 등 어떠한 정보 역시 나와 있지 않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런 게시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SNS 심리전 일환일 것으로 보인다. 친러시아 측에는 북러 간의 군사 협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친우크라이나 측에는 북한군 파병 소식을 퍼트려 서방세계의 지원을 이끌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해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북한군 파병 관련 SNS 게시물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여러 정보에 근거해 북한군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