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이후 자주 발생하는 중요한 건강상의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낙상이다.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은 일 년에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상은 외상성 뇌손상, 척수손상, 다양한 부위의 골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노인에서 전체 사망 원인의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낙상이 자주 발생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하체 근력 약화다. 온몸의 근육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특히, 하체 근력은 균형과 보행 능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하체 근육의 종류와 근력 운동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근육에 대해 간단하게 특별한 기구 없이 가능한 운동법이 있다.
우선 엉덩이 근육이다. 서고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근육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이 근육이다. 엉덩이 근육은 허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허리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스쿼트나 교각운동(브릿지운동)을 통해 훈련할 수 있다. 교각운동은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지면으로부터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두번째는 허벅지 앞쪽에 있는 근육으로 앉았다 일어날 때 많은 힘을 내는 대퇴사두근이다. 이 근육은 무릎관절을 보호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릎관절염이 있다면 이 근육을 열심히 단련해야 한다. 무릎관절 치환술을 받을 경우 수술 전후에 더 열심히 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스쿼트나 런지,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다. 의자에 걸터앉아 무릎을 펴는 운동도 가능하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매달고 운동하거나 의자 다리에 걸어놓은 탄력밴드를 발목에 걸고 무릎을 펴는 동작을 할 수도 있다.
세번째로 중요한 근육은 심장을 떠난 혈액이 동맥과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갈 때 하지에서 펌프 역할을 해주는 종아리 근육이다. 이러한 작용 때문에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근육이 약하면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서서 뒷꿈치 들기나 가벼운 줄넘기, PT 체조 등을 통해 단련할 수 있다.
-엉덩이,허벅지,종아리 근육…’인생 균형잡는 근육들’
심폐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걷거나 조깅, 자전거 타기와 같은 운동은 하지 근력 운동의 효과도 있으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운동을 1주일에 적어도 150분 이상 하도록 하며, 한 번 운동할 때에는 10분 이상을 운동해야 한다.
신체부위의 위치가 자세에 대한 감각을 고유감각이라고 하는데 눈을 감고도 자세에 대해 인지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고유감각 때문이다. 낙상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유감각 역시 중요한데 옆으로 혹은 뒤로 걷기, 한 발로 서서 균형잡기 등을 통해 훈련할 수 있다. 모든 운동을 시작하고 마칠 때에는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줘야 근골격계의 손상과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근력을 기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운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관절염이 있다면 해당 관절에 지나치게 충격을 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산할 때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는 등산은 좋지 않고, 같은 이유로 계단을 내려가는 동작 또한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릎관절염이 심할 때에는 걷는 것보다는 자전거 운동이 적당하다. 또한 관절 내 압력이 지나치게 상승하지 않도록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과도하게 굽히는 동작은 피하도록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이장우 교수는 “근력운동 후에 근육이 적절히 자극되면 알이 배어 약간의 뻐근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며 “하지만 운동 중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가슴이 조이는 협심증이 발생하는 경우, 혈압이 불안정해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전문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을 하면서 숨이 너무 가쁘거나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기운이 없다면 너무 과도한 운동을 의미하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운동 중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고 너무 춥거나 더운 곳은 피하고 식후 1~2시간 이내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은 하체까지 내려온 피를 다시 심장으로 펌프질해 올린다. 종아리 근육이 건강해야 그만큼 혈액 순환이 잘 된다는 의미다.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려면 발꿈치를 들어 올리면 된다. 카프레이즈(Calf raise)라는 동작이다. 이때 발 각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단련되는 종아리 근육 부위가 달라진다.
◇카프레이즈, 파열되기 쉬운 종아리 근육 강화해
비복근과 가자미근./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종아리는 크게 비복근과 가자미근으로 구성돼 있는데, 카프레이즈로는 비복근을 단련할 수 있다. 비복근은 무릎부터 발목에 있는 아킬레스건까지 이어지는 근육으로, 단거리 달리기, 점프 등 큰 힘을 쓸 때 주로 사용된다. 갑자기 움직일 때 많이 쓰이다 보니 파열도 잦고, 경련도 자주 일어나 자주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가자미근은 무릎 바깥쪽 아래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연결된 근육으로, 장거리 달리기 등 지속적인 운동을 할 때 사용된다. 중심을 잡거나 걸을 때도 사용된다.
◇발각도 따라 종아리 자극 위치 달라져
카프레이즈 운동방법./사진=단국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카프레이즈는 발 모양에 따라 11자, V자, ㅅ자로 나뉜다. 11자로 운동하면 중앙 방향으로 힘이 들어가 안쪽과 바깥쪽 비복근의 중앙 부분을 자극할 수 있다. 비복근의 갈라진 형태대로 세분화해 근육을 자극하고 싶다면 V자와 ㅅ자로 발 모양을 바꿔 카프레이즈하면 된다. V자 카프레이즈는 안쪽 비복근을, ㅅ자 카프레이즈는 바깥쪽 비복근을 자극한다.
◇카프레이즈 운동 방법 1.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다. 2. 발끝을 목적에 맞게 11·V·ㅅ 자로 만든다. 3. 발꿈치를 살짝 올려 발끝으로 선다. 4. 발꿈치를 최대한 높이 올려 종아리를 수축시킨다. 5. 천천히 저항을 느끼며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지점까지만 내린다. 6. 3번과 4번 동작을 반복한다. 7. 5~8회 정도 적은 횟수로 세트를 반복한다.
카프레이즈를 할 때는 무릎이 굽혀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종아리 힘으로 발을 들어 올린다고 생각한다. 승모근 힘으로 몸 전체를 들어 올린다고 여기면서 운동하면 비복근 발달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비복근이 굳어있거나,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면 카프레이즈 후 통증이 심할 수 있다. 운동 전과 후에는 꼭 종아리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해준다. 운동할 때 무게중심을 앞발에 실으면 통증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