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의 위치를 포착해 공격했으나 실패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가 13일 밝혔습니다.
미군 고위 정보 당국자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패트리엇 발사 장치 운용 중 방출하는 전자기 신호를 러시아군이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국방부의 또다른 당국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확인 요청에 "지난 한 주 사이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러시아가 앞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번 보복 공격에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응 발사된 패트리엇에 즉각 요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당국자들은 사건이 벌어진 장소와 정확한 날짜를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외곽에서 벌어진 일로 추정됩니다.
■ 극초음속 무기 '킨잘' 잇따라 요격
러시아의 보복 공격을 부른 '앞서 벌어진 사건'이란, 러시아의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패트리엇 미사일에 요격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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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총사령관은 지난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지난 4일 밤(5일 새벽)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상공으로 날아와 패트리엇 미사일로 격퇴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이같은 발표를 즉각 부인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고위 관리는 "킨잘이 요격됐다는 주장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스푸트니크 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비행 구간에서 수행하는 미사일 회피 기동, 그리고 표적에 대한 수직에 가까운 접근 방식 때문에 (킨잘은)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킨잘의 최고 속도는 패트리엇을 비롯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의 최대 전투 역량을 넘어서는 것이 팩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당시 격추된 킨잘의 잔해를 지난 10일 독일 '빌트'지 취재진에 공개했습니다.
■ 패트리엇 실전 역량 확인
킨잘은 "음속의 10배로 비행하며 기존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이상적인 무기"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랑한 무기입니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부터 이 미사일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곳곳의 주요 시설을 타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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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우크라이나군은 킨잘을 요격할 자산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으나, 이제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군이 실전에서 패트리엇을 발사해 잇따라 요격에 성공한 데 따라, 러시아가 더 이상 킨잘로 우크라이나 요지를 타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점이 드러났습니다.
패트리엇 체계 운용 훈련 기간은 표준 교범을 따르면 약 1년이 걸리지만,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단기 속성 과정을 마련해 우크라이나군 장병들을 몇개월 만에 준비시켰다고 미군 당국자는 13일 밝혔습니다.
■ 미국·독일 등 제공
우크라이나에 최근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의 규모와 위치, 수량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이 패트리엇 시스템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장기 정체된 전선을 타개할 '봄철 대반격'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미국과 주요 서방국가들은 이와 관련해, 현대식 무기와 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해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가 봄에 수행하길 원하는 공격 작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것(무기와 장비)의 거의 100%를 제공했다"고 지난 1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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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우크라이군이 '대반격'을 감행하기 위한 예비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군 고위 정보 당국자는 12일 VOA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여건조성작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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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