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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限風光在險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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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상대 진짜 전쟁"...수단 군벌 사흘째 협상 성과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러시아 전승절 기념식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단 군벌 대표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흘째 협상을 벌였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임란 칸 전 총리를 체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9일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두 번째 맞이한 올해 전승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날(9일)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우리의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시작할 당시 ‘전쟁’이라는 용어 대신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탈군사화를 위한 ‘특별군사작전’을 단행하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후로도 거의 모든 공식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말해왔는데요. 전승절을 맞아 ‘전쟁’이라는 말로, 지금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는 것을 공식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가 공격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0분간의 연설에서 서방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러시아는 평화로운 미래를 원하지만, 서방은 우리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들의 목표는 러시아의 몰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금, 문명이 결정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서방의 길들여지지 않는 야망, 오만, 처벌받지 않는 것’ 등이 현 사태의 원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전승절은 러시아 국가 최대 경축일의 하나인데요. 올해 전승절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올해로 78주년을 맞은 러시아 전승절이지만 수도 모스크바는 물론 여러 지역에서도 규모가 크게 축소되거나 취소됐습니다. 전승절의 꽃인 열병식에 동원된 장병과 장비도 대폭 축소됐고요. 군용기들이 붉은광장 상공을 수놓으며 비행하는 순서도 취소됐습니다. 또 시민들이 2차 대전 참전 용사들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는, 러시아 전승절의 또 하나의 꽃인 ‘불멸의 연대’ 행사도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지난해만 해도 성대하게 치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붉은광장에서 거행된 열병식에는 군인만 1만1천 명 이상 동원됐고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 ‘이스칸데르’ 등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예년과 다름없는 성대한 열병식을 치렀는데요. 올해는 한 시간도 못 돼 끝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는 이렇게 규모를 축소한 이유, 러시아 정부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비롯한 러시아 관리들은 혹시 모를 공격 등 안보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병력과 장비 손실 때문이라는 게 서방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불멸의 연대’ 행사가 취소된 것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사진을 유족들이 가지고 나오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상 러시아 전승절에는 옛소련 독립국가 정상들도 참석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전승절에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들이 참석했습니다. 당초 이들 국가 가운데 키르기스스탄 정상만 참석할 것으로 보였는데요. 전승절을 하루 앞둔 8일, 나머지 국가 정상들도 참석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럽과 러시아의 전승 기념일이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프랑스 등 다른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8일을 2차 대전 승전일로 기념하는 것과는 달리, 자국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항복을 받아낸 날에 맞춰 이를 기념해 왔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포함 옛 소련권 국가들은 9일을 전승일로 기념해 왔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앞으로는 8일을 전승일로 기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영상메시지에서, 8일은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9일은 ‘유럽의 날’로 지정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전승절 기념행사 몇 시간 전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비롯한 전역에 대대적인 미사일∙드론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9일 새벽 미사일 25발을 발사했으며 그 가운데 23발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또 8일에도 밤 사이 60여 차례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바흐무트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재개됐습니다. 러시아 편에 서서 바흐무트 전투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은 8일 “130m 진격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지난 5일,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맹비난하며, 10일로 바흐무트 전선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었는데요. 러시아군의 탄약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7일 다시 이를 번복한 바 있습니다.

수단 피난민을 태운 유엔 난민기구(UNHCR) 버스가 지난 1일 어퍼나일 주 안전지대에 도착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수단 소식입니다. 수단 군벌 간 협상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에서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특사들이 지난 7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휴양도시 제다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양측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래 첫 대면 접촉인데요. 이 대면 협상은 미국과 사우디 등 국제 사회의 끈질긴 설득 끝에 성사됐습니다.

 

진행자) 협상 의제는 뭔가요?

기자) 인도주의적 문제만 의제로 다뤄집니다. 양측 모두 이번 협상이 종전을 위한 것은 아니며 정치적 합의는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관리는 AFP 통신에 “영구적인 휴전 문제는 처음부터 아예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지도 않았다”면서 양측 모두 자신들이 이길 것을 믿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수단은 4주째로 접어든 양측의 무력 충돌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피난민이 생기고 있는데요. 이번 협상은 이들에 대한 국제 구호단체들의 인도주의적 접근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회담으로서, 이를 위한 한시적 휴전과 구호 지원 통로 문제 등이 논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사흘째 협상을 벌였는데, 어떻게 성과가 좀 있습니까?

기자) 회의장 주변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인도주의적 측면 협상에서도 팽팽하게 맞서면서, 아무런 성과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수단 현지 매체 ‘수단트리뷴(Sudan Tribune)’은 7일 정부군 대표단이 3가지를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건인가요?

기자) 신속지원군(RSF)이 수도 하르툼에서 무조건 철수하는 것, 인도주의적 휴전의 연장, 2년 안에 RSF가 수단 정규군으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수단트리뷴은 정부군의 이 같은 요구에 RSF가 어떻게 반응할지 미지수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전에도 휴전에 합의한 적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RSF는 지난달 30일 다시 72시간 휴전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양측은 휴전에 합의한 후에도 곳곳에서 교전을 벌이면서 합의를 무색하게 했는데요. 이 한시적 휴전은 3일로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한 달도 안 되는 새, 양측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인명 피해가 상당하다고 하죠?

기자) 네.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약 530명이 사망하고 4천500명 이상 다쳤습니다. 피난민도 많이 발생했는데요. 정부군과 RSF 간 충돌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난 국내 피난민이 적어도 33만4천 명에 이르고, 다른 나라로 떠난 난민은 10만 명에 달합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번 충돌로 80만 명 이상이 수단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파키스탄 국가책임국(NAB) 요원들이 9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주변에서 체포한 임란 칸 전 총리를 이송 차량에 태우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체포됐군요?

기자) 네. 칸 전 총리가 9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소재 고등법원 주변에서 체포됐습니다. 이날(9일) 폭동진압 장구를 갖춘 국가책임국(NAB) 요원 수십 명이 법원으로 들어오는 칸 전 총리를 체포해 그를 장갑 차량에 태우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칸 전 총리는 NAB 사무실에서 심문받기 위해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NAB가 칸 전 총리를 체포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라나 사나울라 칸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독직 혐의를 받고 있는 칸 전 총리가 여러 번 통보했음에도 출두하지 않아서 그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나울라 장관은 칸 전 총리와 그의 부인이 영국 정부가 돈세탁 혐의로 기소한 한 토지 개발업자로부터 약 2천400만 달러 가치가 있는 땅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영국 당국이 돈세탁과 관련이 있는 돈 2억4천만 달러를 파키스탄에 반환했는데, 칸 전 총리가 이 돈을 국고에 귀속하지 않고 이 개발업자에게 돌려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 건 외에도 지금 칸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가 상당히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직뿐만 아니라 테러리즘 등 100개 이상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칸 전 총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기소된 건 현 셰바즈 샤리프 총리에 의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음모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칸 전 총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총리 자리에서 내려왔죠?

기자) 네. 파키스탄 의회가 지난해 4월 불신임 투표를 해서 당시 칸 총리를 자리에서 쫓아냈습니다. 칸 전 총리는 의회가 자신을 축출한 것이 불법이고 서방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칸 전 총리가 축출된 이후에 파키스탄 상황이 상당히 혼란스럽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곳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요.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등 장기간 폭력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칸 전 총리도 지역을 돌면서 항의 시위에 참여했는데요. 그는 현 정부와 군부를 비난하면서 조기 총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9일 칸 전 총리가 체포됐는데, 현지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칸 전 총리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이슬라마바드뿐만 아니라 라호르와 카라치, 그리고 페샤와르 등 많은 도시에서 폭력 사태가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수백 명이 고속도로를 막기도 했는데요. 현지 경찰 당국은 SNS에 경관 5명이 다치고 4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지지자들에게 항의 시위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해서 앞으로 폭력 사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이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록적으로 치솟은 물가와 저조한 성장률 등 파키스탄 경제가 지난 수십 년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또 외환보유고가 한 달 수입대금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바닥이 나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 방안을 협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협상도 몇 달째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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